선수들 ‘기’가 아니라 ‘귀’를 살려달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한국 최초의 빅리거’ 박찬호(50)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특별고문은 ‘특유의 유머’로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SSG 랜더스 감독 부임설을 일축했다.
kt wiz와 LG 트윈스가 맞붙은 한국시리즈 2차전이 열린 8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만난 박찬호 고문은 “최근 SSG 감독 제의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는 질문에 “팀을 이끄는 야구 감독은 많은 야구인의 로망이다. 하지만, 지금 나는 재단 활동을 하면서 유소년 야구 육성에 힘쓰고 있다. 프로야구 감독을 하려면 포기해야 할 게 너무 많다”고 말했다.
현재 박찬호 특별고문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분주하게 활동하고 있다.
미국프로야구 샌디에이고의 특별고문으로 메이저리그와의 끈을 이어가고, 박찬호 장학재단을 운영하며 유소년 야구 등을 지원하고 있다. 국제대회가 열리면 마이크를 잡고 해설자로 팬들과 만난다.
이날도 박찬호 특별고문은 오전 공주에서 열린 제20회 박찬호기 전국초등학교 야구대회 결승을 보며 유소년 선수들을 응원한 뒤 서울로 이동해 한국시리즈 2차전을 관전했다.
허구연 KBO 총재와 ‘한국 야구 발전’에 관해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기도 했다.
박찬호 특별고문은 “나도 말을 아끼지 않는 편인데, 허구연 총재님은 한 수 위더라”라고 웃었다.
‘박찬호’는 한국 야구의 상징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선수 최다인 124승을 올린 박찬호 특별고문은 2012년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서 뛰고서 은퇴했다.
이후 야구와의 인연을 이어갔지만, 지도자 생활은 하지 않았다.
SSG가 김원형 전 감독을 경질하면서 박찬호 특별고문이 잠시 하마평에 올랐다. SSG는 “박찬호 특별고문을 감독 후보로 고려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박찬호 특별고문도 “원래 그런 기사가 먼저 나오면 실제로 사령탑에 오르지 못하지 않나. 지금은 프로야구 감독으로 일할 시기도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기사를 보지는 못했는데 주위 분들께서 ‘프로야구 감독이 되는가’라고 물으셔서 깜짝 놀랐다. 어떤 팬은 ‘절대 감독이 되면 안 된다. 선수들 귀가 걱정된다’고 말씀하시더라”며 “지금 감독이 될 일은 없으니 선수들 귀를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유쾌하게 웃었다.
그는 “감독으로 첫 시즌을 보낸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과 통화했는데 이 감독이 ‘정말 힘들었다’고 하더라. 감독 데뷔 시즌에 좋은 성적(5위)을 내고도 감독의 고충을 토로하더라”며 “나는 지금은 한 팀을 이끌기보다는 우리 어린 선수들이 실력뿐 아니라, 인성 면으로도 좋은 선수가 되도록 돕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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