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8일 샌프란서 APEC 정상회의 첫 참석…대통령실 “책임외교 방점, 한중 정상회담 미정”
20∼26일 찰스3세 대관식후 첫 英 국빈 방문…프랑스 5개월만 다시 찾아 엑스포 유치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이동환 곽민서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이달 중순부터 다음 달까지 미국과 유럽 4개국을 무대로 전방위 정상외교를 펼친다.
윤 대통령은 오는 15일부터 2박 4일 일정으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다.
18일 귀국한 윤 대통령은 20일 영국·프랑스 순방길에 오른다.
20∼23일 찰스 3세 국왕 요청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하고 곧이어 프랑스 파리로 이동, 24일까지 현지에서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마지막 총력전에 나선다. 28일 파리에서 예정된 엑스포 개최지 결정을 앞두고 한 표라도 더 확보하려는 차원이다.
다음 달 12∼13일에는 빌렘 알렉산더 국왕 초청으로 네덜란드 국빈 방문도 예정돼 있다.
이번 미국·유럽 순방에는 김건희 여사가 동행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 최상목 경제수석은 8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연말 정상외교 일정과 그 의미 등을 밝혔다.
◇ 尹대통령, APEC 첫 참석…한중 정상회담 1년만 성사 주목
아태 지역 경제성장과 번영을 논의하는 지역 최대 협력체인 APEC에 윤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윤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15일(이하 현지시간) APEC을 계기로 개최되는 ‘APEC CEO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당일 저녁 의장국인 미국 주최 APEC 환영 리셉션에도 참석한다.
각국 재계 지도자와 석학 등 1천여명이 참석하는 ‘APEC CEO 서밋’에 우리나라 대통령이 대면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는 것은 10년 만이라고 최 수석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16일 ‘모두를 위한 회복력 있는 지속 가능한 미래 창조’를 주제로 열리는 첫 세션과 17일 ‘리트리트’ 세션에서 기후위기, 디지털 윤리 등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를 극복하기 위한 우리나라의 역할을 설명할 계획이다.
16일에는 APEC 공식 민간 자문기구인 ‘APEC 기업인 자문위원회와의 대화’, APEC 정상 만찬도 예정돼 있다.
김 차장은 “APEC 참석은 올해 숨 가쁘게 전개된 윤 대통령의 ‘글로벌 책임 외교’에 방점을 찍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APEC 창설을 주도하고 2025년 의장국 수임을 준비하는 우리나라는 올해 출범 30주년을 맞은 APEC 정상회의 논의를 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APEC을 계기로 일부 국가와 정상회담을 조율 중이나, 최대 관심사인 한중 정상회담 개최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지난해 11월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첫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1년이 지난 만큼, 다자외교 무대를 통해서라도 한중 정상 교류 모멘텀을 이어갈 때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회담이 성사되면 2014년 7월 이후 9년 넘게 한국을 찾지 않은 시 주석의 방한과 연초 개최가 예상되는 한일중 정상회의 등 고위급 교류 논의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중 정상회담도 아직 확정됐다고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며 “한국도 몇 개 정상회담을 논의하고 있는데 현시점에서는 어떤 나라와 정상회담을 한다고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의장국 정상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는 각종 행사에서 대면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는 17일 스탠퍼드대에서 공동 강연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교도통신이 이날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윤 대통령이 올해 들어 미국을 찾은 것은 지난 4월 국빈 방문, 8월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 9월 뉴욕 유엔총회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이번 방미 기간 윤 대통령이 한인 청년 과학기술인들과 함께하는 ‘재미 한인 미래세대와의 대화’, 대한국 투자를 결정한 첨단산업 기업들의 투자신고식도 예정돼 있다.
◇ 20∼23일 영국 국빈 방문…부산엑스포 막판 총력전 위해 파리行
18일 미국에서 돌아오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약 하루 동안 한국에 머무른 뒤 20∼23일 영국을 국빈 방문한다.
지난 5월 대관식을 치른 찰스 3세 국왕이 초청한 첫 국빈이다.
찰스 3세는 7일(현지시간) 웨스트민스터 의회에서 개최된 즉위 후 첫 의회 연설에서 윤 대통령 부부 국빈 방문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빈 일정은 21일 공식 환영식으로 시작돼 국왕 주최 환영 오찬, 6·25전쟁 참전 기념비 헌화, 웨스트민스터 사원 방문으로 이어진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자유민주주의 산실로 평가받는 영국 의회에서 한영 관계의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약속하는 내용의 연설에도 나선다.
이날 저녁 버킹엄궁에서는 윤 대통령 부부를 환영하는 국빈 만찬도 치러진다.
윤 대통령은 22일에는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서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인공지능(AI), 사이버안보, 원자력발전, 방위산업, 바이오, 우주과학,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전략적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23일 윈스턴 처칠 전 총리가 전쟁을 지휘한 현장인 ‘처칠 워룸’을 둘러보고, 국왕과 만나 작별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한다.
영국 방문 기간 중에는 한영 비즈니스 포럼, 한영 최고과학자 과학기술미래 포럼, 런던금융특구 시장 주최 만찬 등 다양한 경제 일정도 소화한다.
양국 기업인 200여명이 참석하는 한영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첨단산업·에너지·금융 등 분야에서 수십 건의 협력 양해각서(MOU)가 체결될 예정이다.
런던금융특구 시장 주최 만찬에는 국빈 방문에 동행하는 경제 사절단과 영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인 등이 참석한다.
경제사절단은 한국경제인연합회(한경협)에서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최 수석은 영국 경제외교의 키워드로 ▲ 신시장 확보 ▲ 공급망 연계 ▲ 첨단 과학기술 협력 ▲ 무탄소 에너지 연대 등을 꼽았다.
우선 영국 측과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방안을 논의해 브렉시트 이후 공급망을 재편하는 영국 시장에 대한 우리 기업의 진출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반도체·해상풍력·바이오·5G 등 첨단산업 분야 공급망을 긴밀히 연계하고, 첨단 바이오·양자·우주·인공지능(AI)·디지털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로 양국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최 수석은 밝혔다.
윤 대통령은 23일 영국을 떠나 곧바로 파리로 이동, 1박 2일간 각국 국제박람회기구(BIE) 대표를 대상으로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에 나선다.
지난 6월 파리의 BIE 총회에서 영어 PT를 하는 등 부산엑스포 유치전을 펼친 지 5개월 만의 재방문이다.
김 차장은 “정상 차원의 전략적인 아웃리치는 부동표 표심을 돌리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달 네덜란드 방문은 1961년 양국 수교 후 최초로 이뤄지는 우리나라 대통령의 국빈 방문이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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