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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봐” 전청조 보자마자 날세운 남현희…살벌했던 6시간 대질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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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청조(좌) 씨와 남현희 씨. [(좌)채널A 화면 캡처 / (우)’CBS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채널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 씨가 경찰에 출석해 전 연인 전청조(27) 씨와 사기 혐의 관련 대질 조사를 받았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전날 오전 10시께부터 남 씨를 사기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3시간 가량 조사했다. 지난 6일 경찰에 처음 출석해 10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은 뒤 이틀 만이다.

경찰 조사에선 남 씨, 앞서 이미 구속된 전 씨와의 첫 대질 신문도 이뤄졌다. 대질 조사에선 남 씨가 전 씨 범행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나아가 범행을 공모했는지가 주된 쟁점이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분위기는 살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 씨는 대질신문 자리에서 남 씨를 쳐다봤고, 이에 남 씨는 “뭘 봐”라며 분노 섞인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남 씨와 전 씨가 직접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도록 조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조사는 이날 오전 10시께 시작해 오후 8시께 끝났다. 이 과정에서 남 씨와 전 씨의 대질 조사는 오후 2시께부터 이뤄져 오후 8시까지 진행됐다. 이후 남 씨와 전 씨가 피의자 신문 조사 내용이 자신의 진술대로 적혔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3시간 가량 더 걸렸다.

남 씨는 이날 오후 11시15분께 조사를 마쳤다. 서울 송파경찰서 현관을 나와 “억울한 점이 있으면 말해달라”, “대질 조사에서 어떤 말을 했는가” 등 취재진 질문에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전청조씨의 사기 공범 혐의를 받는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가 8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송파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전청조씨의 사기 공범 혐의를 받는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가 8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송파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남 씨는 경찰에 접수된 전 씨 상대 여러 고소 건 중 1건에서 전 씨의 공범으로 함께 고소당했다. 고소인은 남 씨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의 펜싱 아카데미 수강생 학부모였다. 이날 대질 조사에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씨 변호인은 조사를 마친 뒤 “(대질에 참여한)피해자는 남 씨가 전 씨 범행을 모두 알고 있었고 공모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며 “전 씨도 그와 비슷하게 진술했다”고 했다.

그는 “남 씨는 경제적 부분에서 피해자라기보다는 전 씨 사기 범행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속았다는 입장에서 표현을 쓰는 듯하다”며 “전 씨는 사기 범행에 대해 남 씨가 올해 3월부터 이미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조사는 더 길게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남 씨가 돌연 몸이 아프다고 해 조사가 저녁 식사 이후 거의 중단됐다”며 “남 씨가 조속해 회복해 추가 대질 조사에 임했으면 한다”고 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를 받는 전청조 씨가 3일 오후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를 받는 전청조 씨가 3일 오후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

앞서 남 씨는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전청조의 거짓말’이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9개 연달아 게시했다.

남 씨는 “전청조를 컨설팅, 정보기술(IT), 강연, 독서모임으로 돈을 버는 사람으로 알았다”며 “(전 씨가)기업 컨설팅을 한다고 했고, 최근 한 유명 배달앱 대표에게 5000만원을 받고 1시간 컨설팅을 해줬다(고 했다)”고 했다.

그는 “본인의 강연 비용이 1인 3000만원이라기에 이해가 안 됐다. 그런데 전청조에게 장문의 문자 메시지가 쇄도했고, (내용은)한 번만 만나주기를 부탁하는 내용이었다”며 “전청조는 ‘내가 이 정도다. 이렇게 메시지 보내온 많은 사람 중 내가 일일이 문구를 읽어보고 선택해서 컨설팅해줄 거야’라고 말했다”고 했다.

전 씨 강연 수강생들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챙겨 가로챈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전 씨 성별, 파라다이스 호텔 혼외자 사칭 등 다른 논란을 놓고도 전 씨가 보여준 주민등록증 사진, 전 씨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신저 내용을 공개하고 “이름 빼고 모든 게 거짓이었던 전청조에게 속았다”고 했다.

남 씨는 “40살이 넘었는데 이걸 모를 수 없다고 (말하지만)정말 몰랐다”며 “26년 동안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국위선양을 위해 인생을 바쳤다. 사기꾼보다 못한 취급을 받으니 더 이상 살아갈 이유가 없다. 제가 죽어야 이 사건이 끝나는 것인가. 제가 죽을까요”라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남 씨는 “전청조를 만나면 머리채를 잡고 욕하고 때리고 싶다”며 “왜 나한테 나타나 사람 인생을 뒤흔들어 놓았는지, 정직하게 돈 벌지 사기쳐서 돈 버냐고, 돈은 자기가 어딘가에 숨겨놓았을텐데 왜 이 감당은 제가 해야하는지”라고 하기도 했다.

남현희 인스타그램 일부 캡처

남 씨의 재혼 상대로 알려졌다가 사기 의혹이 불거진 전 씨는 강연 등을 하면서 알게 된 이들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거액을 건네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지난 3일 구속됐다.

현재까지 경찰이 파악한 사기 피해자 수는 20명으로 피해 규모는 26억여원 수준이다.

경찰은 구속 기간이 만료되는 오는 10일 전 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전청조, “임신했다”며 돈 뜯어낸 혐의 4월에 기소

한편 전 씨는 “임신했다”고 속여 남성에게 돈을 뜯어낸 혐의로 이미 재판에 넘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에 따르면 전 씨는 지난 4월27일 사기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전 씨는 지난해 11월 남성 A 씨에게 약 73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구체적으로는 전 씨는 지난해 10월 채팅 앱으로 알게 된 A 씨와 남양주시 내에서 만나 성관계를 하고 한달 뒤 “승마선수인데 임신해 경기에 출전할 수 없어 위약금을 내야 한다”고 속여 A 씨에게 돈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전 씨의 재판 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CP-2023-0083@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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