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행사에서 양자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8일 일본 교도통신은 익명의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미중 양국이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막바지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매체는 이달 15~17일 열리는 APEC 회의 첫날 미중 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양자 회담이 성사되면, 이는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1년 만에 첫 대면 회담이 된다. 중국은 시 주석의 APEC 참석 여부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앞서 백악관은 APEC을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는 시 주석이 다음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예정된 미국 기업인들과의 만찬에도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중국 경제 둔화와 미중 갈등으로 서방 기업들이 대중 투자를 기피하는 가운데, 시 주석은 이번 방미에서 외국인 투자자를 진정시키는 것이 주요 과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해서도 외국인 투자 제한 전면 폐지를 선언하며 외자 유치 의지를 드러냈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연초 중국 정찰풍선 사태 이후 급속히 악화된 양국 관계가 일부 복원될지 주목된다. 미중관계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와 지난 2월 중국의 정찰풍선 사태 이후 빠르게 얼어붙었다. 미국은 이후 중국을 향해 대(對)중 정책의 목적은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아닌 ‘디리스킹(위험관리)’이라고 거듭 강조하는 동시에 고위급 인사를 중국에 파견해 대화 재개 노력을 기울여왔다. 지난달 말에는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워싱턴 D.C.를 방문해 미중 외교장관 회담을 가짐으로써, 11월 양국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이 미중관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교도통신은 미국이 중국과의 우발적 충돌을 예방하기 위해 군 당국간 대화 재개를 희망하고 있으나, 대만 문제와 미국의 반도체 수출규제 등 난제가 쌓여 있다고 전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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