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8일 차기 대법원장 후보자로 조희대 전 대법관을 지명했다. 이균용 전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부결된 지 33일 만이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 인선안을 발표했다. 조 전 대법관은 대법원 재판연구관, 대구지방법원장 등을 거쳤으며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대법관으로 임명,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서 보수적 견해를 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 실장 역시 인선 배경에 대해 “지명자는 27년간 전국 각지 법원에서 판사로 재직하다 2014~2020년 대법관으로 봉직했다. 법관으로서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위해 평생 헌신했다”며 “대법관으로서도 원칙론자로 정평이 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과 원칙이 바로 선 공정한 판단력을 가졌고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리를 위해서도 앞장섰다. 성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서도 연구와 후학 양성에 힘써왔다. 원칙과 정의, 상식에 기반해 사법부를 이끌어나가며 사법 신뢰를 신속히 회복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짧은 임기가 문제다. 조 전 대법관이 최종 임명될 경우 대법원장 정년(70세) 규정에 따라 임기 6년이 아닌 3년 반 동안 사법부 수장을 맡게 된다. 이에 김 실장은 “후임자 선정에서 국회 통과와 함께 대법원장 공백 사태가 오래되면 안되니까 이분이 야당에서도 문제없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했고 그래서 (임기를) 4년 정도 하시는 것으로 돼 있는데 과거에도 다 안 채우고 하시는 분들도 세 번 정도 있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새 대법원장 후보자 지명이 예상보다 빨라진 이유에 대해서는 “대법원장 공백 기간이 오래될수록 국민들 피해가 아니겠나”고 답했다.
한편 대법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후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이 가결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의 동의가 가결 요건이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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