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적자가 47조5000억원, 올해 상반기 부채가 약 201조원에 달하는 한국전력공사가 희망퇴직과 함께 인재개발원 매각 등 추가 자구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8일 김동철 한전 사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추가대책을 발표했다.
김 사장은 “국제 에너지가격 폭등으로 시작된 한전의 재무위기는 기업으로서 버티기 어려운 재무적 한계치에 도달했다”며 “이번에 추가로 발표한 특단의 자구대책도 가용한 모든 역량을 쏟아 추진하여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선 한전은 2001년 발전사 분사 이래 최대 규모의 조직개편을 통해 조직을 축소하고 핵심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본부장 직위 5개 중 2개를 줄이는 등 본사조직 20% 축소하는 한편 ‘8본부 36처’를 ‘6본부 29처’로 재편해 2개본부 7개처를 축소한다. 또 소규모 지사를 인근 거점 지사로 통합하고 통합 시너지가 큰 업무는 지역본부 및 거점 사업소에서 일괄 수행하는 방식으로 사업소도 25%가량 줄이기로 했다.
희망퇴직도 실시한다. 창사 이래 두 번째로 위로금 재원 확보 범위 내에서 희망자를 대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희망퇴직 재원은 2직급 이상 임직원의 2024년 임금인상 반납액 등을 위로금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자산 매각도 추가로 추진한다. 서울 노원에 위치한 인재개발원(64만㎡) 부지와 한전KDN 지분 20%, 필리핀 칼라타간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로 했다. 김 사장은 “인재개발원은 서울 소재의 가치 높은 자산임에도 우수한 접근성 및 교육여건으로 한전과 국내외 전력산업계 교육요람으로 자리 잡고 있어 그동안 자구대책에서 제외되어 왔으나 벼랑 끝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절박한 심정으로 매각을 결정했다”며 “인재개발원 매각으로 약 1조원의 현금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력산업 ICT 분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KDN은 매각가치 제고를 위해 국내 증시 상장 통해 보유지분 100% 중 20% 매각을 추진한다. 고정배당금이 확보되어 수익성이 양호하고 매각 제한조건이 적어 투자자의 관심이 높은 칼라타간 태양광사업 보유지분 38%도 전량 매각한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앞선 자구책에 포함된 필리핀 석탄사업에 이어 태양광 지분을 매각하는 것은 한전의 해외 지사 역량을 다른 쪽으로 옮기는 과정의 일환”이라며 “우량자산의 경우 일정 규모의 지분은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기존 혁신계획의 충실한 이행도 강조했다. 그는 “혁신계획 이행 및 임금인상분 반납을 위한 노조와의 협의를 지속하고 남서울본부 매각 등 이미 발표한 자구대책도 충실히 이행하겠다”며 “비상경영·혁신위원회를 통해 재무위기대응 등 5개 분과별 핵심과제를 발굴하고 세부 액션플랜을 수립해 과제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점검, 환류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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