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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등 쟁점법 처리만 ‘닷새’…여야, ‘충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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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9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조·3조)’과 방송3법 처리를 놓고 충돌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이 이들 쟁점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나서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도 무더기 찬성 토론으로 맞대응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또 오송참사와 윤석열 정부의 방송 장악 의혹, 해병대 채상병 사건 등에 대한 국정조사요구서도 본회의에 올린다는 방침이어서 여야의 극한 대결이 불가피해보인다.

민주당은 8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9일 국회 본회의에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 개정안을 상정키로 의견을 모았다. 윤영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본회의에 노란봉투법, 방송3법을 상정키로 했다”며 “국민의힘이 무제한토론, 필리버스터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맞춰서 찬성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9일 노란봉투법 표결에 앞서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에 대응해 당 소속 의원 8명을 찬성 토론에 내세운다. 또 24시간 뒤인 10일 표결을 통해 국민의힘 필리버스터를 종결시키고 노란봉투법을 강행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윤 대변인은 “방송3법까지 포함해 15명의 의원이 찬성 토론에 나설 것”이라며 “4개 법안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상정 24시간 이후 종결 표결을 한 뒤, 그 다음 법안을 상정하면 무제한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만큼 총 5일동안 본회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또 이날 의총에서 ▲오송 지하차도 참사 ▲윤석열 정부 방송장악 ▲순직해병대 수사외압 의혹 등 3개의 국정조사를 당론으로 채택하고 이날 국회 의안과에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했다.

아울러 개 식용을 금지하는 이른바 ‘김건희법’과 수도권 전철 5호선 연장과 관련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는 내용의 국가재정법 개정안 처리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윤 대변인은 “(김건희법은) 11월 중으로 통과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 6월30일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 본회의 부의건을 재석 184명 중 찬성 178표, 반대 4표, 무효 2표로 가결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노란봉투법 본회의 부의에 거세게 항의하며 표결 전 모두 퇴장했다. 여당은 노란봉투법이 불법파업을 조장할 것 우려가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하지만 헌재는 지난달 26일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노란봉투법의 본회의 직회부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국회 본회의로 부의된 법안이 상정되려면 국회의장과 교섭단체 대표 간 합의가 필요하다. 그동안 김진표 국회의장은 여야 합의를 원칙으로 내세우며 상정을 미뤄왔다. 하지만 김 의장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부의한 법안의 자동 상정을 규정하고 있는 국회법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9일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 등 직회부 법안을 상정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각각의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다수당인 민주당이 강행처리할 경우 법안 가결은 불가피해보인다. 다만 노란봉투법이 본회의에서 가결돼 정부로 이송되더라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대통령실은 국가재정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등 국익을 침해하는 법안이나 이해 당사자들 간에 갈등이 첨예한 법안, 여야 합의 없이 강행 처리된 법안 등에 대해서 거부권을 행사할 방침이라고 밝혀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양곡관리법 개정안, 간호법 제정안 등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은 법안이 정부로 이송된 후 15일 이내 이의서를 붙여 국회에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노란봉투법이 다시 국회로 돌아와도 재의결될 가능성은 작다. 재의결을 위해선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한데, 국민의힘 의원 가운데 100명 이상만 출석해 반대표를 던져도 부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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