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중국 최대 보험사인 핑안보험 그룹에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지배 지분 인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비구이위안의 구제 작업에 정부가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
9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이끄는 당국은 광둥성 지방 정부에 비구이위안의 구제를 위해 핑안이 회사 인수와 부채 승계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 핑안 측은 즉시 성명을 통해 “정부 부처나 기관으로부터 관련 제안이나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면서 “이와 관련한 거래 계획이나 논의도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회사는 비구이위안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은 유동성 위기 끝에 지난달 달러 채권 디폴트를 공식 선언했다. 비구이위안은 총 1860억달러(약 244조원)의 부채를 보유해 중국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 중 부채가 가장 많다. 최근 수년간 부동산 판매 기준 중국 최대 건설업체였으나, 올해 들어 회사 재무 상황 악화로 순위가 7위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소규모 도시에서 3000개 이상의 부동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 디폴트에 따른 파장은 시장 전반으로 퍼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구이위안과 같이 광둥성에 본사를 둔 핑안은 상장사이기 때문에, 쉽게 비구이위안 지분 인수를 추진하기는 어렵다. 또한 핑안 역시 지난해 말 기준 부채 규모가 1조4000억위안에 달해 재무 상황이 좋진 않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