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6조8000억원 늘어 전월에 비해 증가폭이 더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은 증가 규모가 소폭 줄었으나 기타대출이 대폭 늘어난 영향이다.
가계대출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한국은행은 정부 대출 규제 강화 등이 효과를 내면서 향후 가계부채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이 8일 발표한 ’10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은 6조8000억원 증가해 전월(4조8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커졌다.
주택담보대출은 주택 구입 자금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증가 규모는 6조1000억원에서 5조8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전세자금대출 역시 지난달 1000억원 감소 전환했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담보대출이 줄어든 배경에 대해 “주택 거래가 종전에 비해 둔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또 정부가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을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내놓으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타대출은 신용대출이 월초 연휴 소비자금과 공모주 청약 관련 자금수요 등으로 늘면서 전월 1조3000억원 감소에서 지난달 1조원 증가로 돌아섰다.
한은은 정부 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윤 차장은 “기타대출은 2021년과 2022년 10월에 비해서 올해 10월에 조금 높아 보이긴 하지만 그 이전 10월과 비교했을 때 많은 수준은 아니다”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때문에 주택담보대출보다 신용대출이 유리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해서 신용대출 쪽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난다고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은행 기업대출은 8조1000억원 늘어 전월(11조3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감소했다.
중소기업 대출이 기업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 등으로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전월 말 이연된 대출금 상환 등으로 증가폭은 6조4000억원에서 3조80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다만 대기업 대출은 회사채 등 기존 직접금융조달 기업의 대출 활용과 기업 운전자금 수요 등으로 4조3000억원 늘면서 전월(4조9000억원)에 이어 큰 증가폭을 보였다.
10월 중 은행 대기업 대출은 역대 10월 증가액 기준으로 2009년 6월 통계속보치 작성 이후 두 번째로 큰 증가폭이다. 역대 최대치는 지난해 10월 9조3000억원이다.
한은은 최근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계부채에 대해선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윤 차장은 “아직은 정부에서 규제를 강화하기 전에 신청한 대출들이 실행되고 있기 때문에 가시적으로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아 보이지만 2~3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정부 정책 효과가 가계대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부와 한은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점진적으로 하향 안정화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에 효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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