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가 여야 간 내년도 예산안 이견에 따른 의사일정 조율 문제로 파행됐다. 회의에서는 내년도 예산안과 합동참모의장 인사청문요청안, 국군부대 파병 연장 동의안, 군인사법 개정안 등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방위사업청의 방위력 개선과 관련된 국방부 연구·개발(R&D) 증액을 놓고 여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한기호 국방위원장은 8일 오전 10시께 야당 의원들이 없는 가운데 회의를 개의했고 국민의힘 간사인 성일종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에 나섰다. 성 의원은 “예산 관련 여야 간 쟁점이 몇 건 있다”며 “기존에 합의된 의사일정에서 예산안만 빼고 나머지는 전체회의에서 정리하면 된다”고 말했다.
성 의원은 “그런데 오늘 아침 민주당 간사인 김병주 의원이 예산안 합의가 안 되면 나머지는 합의를 못 해주겠다고 약속을 깨고 나왔다”며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성 의원의 의사진행발언 중 회의장으로 들어와 “야당도 없이 회의하는 게 어딨느냐”, “이건 폭력이다”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한기호 위원장이 “오늘 회의를 보이콧한다고 하지 않았냐. 거짓말하지 말라”고 하자, 민주당 김병주 간사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의사일정을 여야 간사끼리 협의하자고 했다”며 반박했다.
충돌 과정에서 거친 언사들이 오가면서 민주당이 정회를 요청하자 한 위원장은 “국민들에게 (민주당이) 개판 치는 걸 보여줘야 한다”며 회의를 이어갔다. 설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야당 위원들이 위원장실에서 회의하고 있었는데 그러면 기다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위원장의 일방 독재”라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 김병주 간사가 제 방에 들어와서 회의를 보이콧한다고 해서, 회의를 개의해놓고 정회한 다음 여야 합의하면 회의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한 뒤 오전 10시40분께 정회를 선언했다. 전날까지 진행된 국방위 예산 소위에서 민주당은 삭감된 예산의 원상복구를 주장하고 국민의힘은 이에 난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위는 이날 회의를 속개하지 않고 9일 오후 1시 전체회의를 열 예정이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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