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식당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신경전을 벌인 것과 관련해 정치권에서 비판이 이어졌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6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칸막이 하나를 두고 안철수 전 의원과 있다가 그를 향해 “안철수씨 식사 좀 합시다!”, “안철수씨 조용히 하세요”라며 서너차례 소리를 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식당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얼굴을 붉힌 사건이 알려지자 여야를 불문하고 이 전 대표를 향한 비판이 나왔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아버지뻘 안 의원에게 예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장 최고위원은 8일 채널A에서 “옆방에서 나에 대해 조금 안 좋은 이야기를 한다고 식당에서 고성을 지르면서 ‘거 식사 좀 합시다’라고 하는 것은 아버지뻘 안 의원한테,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청년세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라고 다 그러지 않는다. 못 참고 욱하고 공공장소인 식당에서 고성 지르는 것은 나이나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기본 인성의 문제”라고 말했다.
장 최고위원은 “이런 분과 정치 생명을 걸고 뜻을 함께할 사람들이 많이 모일까”라며 “식당 사건 자체가 이 전 대표의 신당이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를 단적으로 드러낸 장면”이라고 덧붙였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도 “혐오 정치”, “싸가지 정치”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보통은 내가 그런 부분에서는 좀 잘못한 것이 있구나, 나도 자성하는 기회로 삼아야겠다면서 넘어가지, 그 자리에서 그냥 소리 지르고 옆방에 가서 이러지 않는다”며 “그것이 바로 이 전 대표의 혐오 정치, 싸가지 없는 정치”라고 했다.
이 의원은 “조금 더 성숙하고 숙성된 정치인으로 바뀌면 좋겠는데 혐오 정치를 기반으로 해서 커나가려고 하는 데는 굉장히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이 전 대표 아직 38살, 39살 이 정도로 나이 어리잖나. 지금부터 20년 정도 본다고 치면 얼마든지 다른 좋은 기회들이 많이 있을 텐데 왜 혐오 정치를 기반으로 해서 정치를 하려고 하는지 안타깝다”고 했다.
다만 하태경 의원은 “큰 정치를 하려면 싫은 소리도 참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이 전 대표를 나무라면서도 “그래서 20·30세대가 이 전 대표를 좋아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국민들이 볼 때는 꼴불견이고 저도 굉장히 민망하다. 이 전 대표도 좀 더 큰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싫은 소리도 참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도 하 의원은 “보수에서는 이 전 대표가 발칙하고 싸가지가 없다고 싫어하지만, 20·30세대 입장에서는 그래서 더 이 전 대표를 좋아한다”며 “기성세대와 싸우면서 성장하는 게 젊은 세대이기 때문에 자기들을 대변하고 있다, 통쾌하다(라고 생각하는 것)”고 주장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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