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9일 “소방 조직이 세계 최고의 재난현장 대응 시스템을 갖출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은 소방 공무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보호장구 확충은 물론 지역의 소방지휘관 직급을 상향해 지휘권이 확립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61주년 소방의 날 기념식’에 참석, 소방 공무원과 유가족들을 만나 격려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기념식은 윤 대통령이 최일선 재난 현장에서 국민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온 17만 소방 가족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윤 대통령은 행사에 앞서 순직 소방 유가족을 만나 위로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31년간 재난 현장을 지키다 퇴임하는 이붕락 경북 칠곡소방서 현장대응단장의 마지막 작전 무선을 청취한 후, 자리에 함께한 이 대응단장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국민께서는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 각종 재난 현장에서 가장 먼저 여러분의 도움을 요청한다”며 “튀르키예 지진 구호 현장과 캐나다 산불 현장에서 보여준 헌신과 연대 정신은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관은 가장 위험한 직업 중 하나”라며 “청년들이 소방관이 서로 되려고 하는 것은 바로 여러분이 모범을 보였기 때문이며, 이러한 대한민국의 미래는 참으로 밝다”고 부연했다.
정부 당국자들에게는 현장 시스템 강화를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인공지능 기술로 긴급출동의 우선순위를 자동 분석할 수 있는 차세대 소방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다”며 “전기차 화재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이동식 소화 수조를 확대하고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현장의 대응을 위해 소방 로봇 보급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처우개선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늘 제복 공무원에 대한 예우와 처우를 강조했다”며 소방대원의 개인 보호장구의 확충, 고도 화상이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치유하기 위한 국립 소방병원의 설립 등 소방대원의 안전과 복지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특히 “지역의 소방지휘관 직급을 경찰관 수준으로 대폭 상향해 재난 현장에서의 지휘권이 확립되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각종 현장에서 재난 상황 발생시, 소방본부장 직급이 지원기관보다 낮아 통합지휘권 행사에 한계가 있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엄준욱 인천소방본부 소방감, 안재영 대전 유성구 의용소방대장 등 4명에게 훈·포장 및 대통령 표창을 직접 수여했다. 기념식에는 순직 소방 유가족, 전국 시·도 소방관, 주한 튀르키예 및 캐나다 대사관 소속의 참사관 등이 참석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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