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대통령실과 내각 출신 참모들이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가운데 국민의힘 총선기획단이 ‘밀실 공천 근절’ 등이 담긴 3대 로드맵을 제시했다.
국민의힘 총선기획단은 8일 오후 국회에서 첫 회의를 열고 향후 일정과 운영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단장을 맡은 이만희 사무총장은 모두발언에서 “국민 마음 총선기획단이 지향하는 공천의 원칙은 분명하다”며 “주먹구구식 베일에 가려진 밀실 공천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또 공천 원칙으로 ▲이기는 공천 ▲공정한 공천 ▲질서 있는 공천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제1원칙이 이기는 공천이다. 역량과 도덕성을 갖춘 경쟁력 있는 후보가 당당하게 우리 당의 선수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두 번째는 공정한 공천이다. 호불호와 친소관계, 사심이 설 자리는 없을 것이다. 국민의 눈높이를 벗어나는 줄 세우기 챙겨주기 공천은 없을 것”이라며 “누구나 투명한 룰을 통해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는 공천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총선기획단은 앞으로 공천룰을 만들고, 핵심 정책 공약 개발 등 총선 전반을 관리하고 점검할 예정이다. 세 가지 핵심 기조는 민심, 안심, 진심이다. 이 사무총장은 “낮은 자세로 국민 마음을 얻겠다는 각오로서 민심, 국민이 믿고 맡길 수 있는 당이 되겠다는 안심, 그리고 반드시 국민을 위해 해나가겠다는 진심”이라고 덧붙였다.
여성이나 청년에 대한 배려도 공천룰을 정비하는 데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이 사무총장은 전했다. 그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기존에 정치를 오래 하셨던 분과 새롭게 출마하는 청년, 여성이 출발라인에서 갭 없이 같은 선상에서 출발할 수 있는 그런 (룰) 것을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혁신위원회가 제안한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공천 배제에 대해서는 정식 제안이 들어오면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사무총장은 “우리 타임라인에 따라 그런 문제들을 논의해나갈 예정”이라며 “혁신위에서 당에 제안한 부분을 당이 정식으로 받아들이면 총선기획단에서 혁신위 제안을 공천 과정에서 어떻게 녹여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룰 세팅을 해나가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총선기획단은 다음달 20일까지 주 1~2회씩 약 7차례의 회의를 통해 공천 룰 등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총선기획단 활동이 종료되면 공천관리위원회가 발족할 전망이다. 이 사무총장은 “총선기획단 활동으로 여러 가지 룰, 핵심 공약 등에 대한 대략적인 그림이 만들어지면 그다음에는 공관위가 구성될 예정”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내각과 대통령실 참모들은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 강세 지역 출마를 준비하면서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예상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내년도 예산안 통과 후 연내 사직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정황근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김오진 국토부 1차관,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 장·차관급 인사들의 출마도 거론된다.
또 대통령실 참모진 개편에 따라 수석비서관부터 행정관까지 25∼30명(전직 포함)이 내년 총선에 도전장을 던질 것으로 전망된다. 검사 출신인 주진우 법률비서관은 전봉민 의원이 현역인 부산 수영, 강명구 국정기획비서관은 김영식 의원이 현역인 경북 구미을 출마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또 이병훈(경북 포항남·울릉), 허청회(경기 포천·가평), 이동석(충북 충주), 김인규(부산 서·동구) 등 전·현직 행정관들이 출마 지역도 국민의힘 현역이 버티는 지역구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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