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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현재 권력, 총선서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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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내년 4월 치러지는 국회의원 총선거 채비를 본격화했다. 국민의힘은 ‘국민 마음 총선기획단’을 발족하고 단장에 이만희 사무총장을 임명해 지난 8일 국회에서 첫 회의를 열었다(위쪽). 더불어민주당도 조정식 사무총장을 총선기획단장에 임명하고 지난 6일 국회에서 제 1차 회의를 가졌다. [연합]

여의도 정치권이 본격적인 총선 모드에 들어갔다. 여야 모두 최근 총선기획단을 가동하고 출마인사자 자격 검증 등 밑작업에 돌입했다. 특히 이번 총선에는 전·현직 정부 인사가 대거 나서면서 윤석열 정부 대 야권의 구도가 굳어질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40명에 가까운 장관급과 대통령실 인사가 총선 출마자로 거론되는 가운데, 전임 문재인 정부 출신 총선 출마자는 최소 50여명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현 정부 출신 인사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해양수산부에서는 조승환 장관과 박성훈 차관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국회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마무리되는 12월 말 총선 출마를 위한 장관급 교체가 예상된다”고 했다.

용산 대통령실에서는 이달 중 중폭 이상의 인사 개편이 예상된다. 고위급에서는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 강승규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이 내년 총선 출마 관련 교체 대상자로 거론된다. 이진복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최근 과거 지역구인 부산 동래 출마설이 있었으나 최근 불출마로 기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비서관·행정관급 출마 희망자는 30여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전희경 대통령정무1비서관(서울 의정부갑), 주진우 법률비서관(부산 수영), 강훈 국정홍보비서관(경북 포항북), 강명구 국정기획비서관(경북 구미) 등의 출마설이 흘러 나온다.

▶尹-文인사 격전지 수도권=여권에서는 최근 위기론이 고개든 수도권 선거를 뒤흔들 전략 카드로 한동훈·원희룡 장관, 김은혜 수석비서관이 언급된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원 장관과 김 수석이 각각 경기도 북부·남부를 지휘하는 그림”이라며 “경기 북부·남부의 상징적인 험지에 출마해 메시지를 던진다면 경기도 선거판 자체를 흔드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원 장관과 관련해선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4선을 한 경기 고양갑 출마설이 일찌감치 나왔고, 추가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출마설이 나왔다. 모두 야권 대표 주자의 지역구를 겨냥한 ‘거물 자객’ 구도다. 김 수석은 21대 총선 지역구였던 경기 성남분당갑 출마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여권에서는 그를 야권세가 강한 수원 출마 카드로 만지작거리고 있다. 수원은 이재명계 핵심인 김영진(재선·수원병) 박광온 전 원내대표(3선·수원정) 김진표 국회의장(5선·수원무) 등 굵직한 야권 인사들의 텃밭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통령실에서 전국적인 인지도와 스펙을 쌓인 만큼 험지에서 불씨를 피우라는 요구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은 민주당이 탄핵 추진 의사를 접으면서 내년 출마 가능성이 활짝 열렸다. 여권에서는 한 장관 역시 상징적인 지역에 출마해 전체 선거 분위기를 이끌 카드로 거론된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한 장관의) 결단이 중요하지만, 지금으로선 안 나올 수 없는 분위기가 있다”며 “종로나 송파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한 장관이 서울에 출마할 경우 오히려 정부 심판론이 심해질 것”이란 우려도 존재한다.

과거 청와대가 있어 ‘정치 1번지’로 불린 종로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출마설도 다시 고개든 상황이다. 임 전 실장은 21대 총선을 앞둔 2019년 종로로 이사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을 지낸 추미애 전 장관은 종로 출마설과 동시에 과거 자신의 지역구가 있던 광진 출마설이 나온다. 광진을 지역구에서 5선을 기록한 추 전 장관은 지난 총선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에게 지역구를 물려줬다. 이에 3선 전혜숙 민주당 의원이 있는 광진갑도 선택지로 거론된다. 이 곳은 여권에서 김병민 최고위원(광진갑), 오신환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광진을)이 총선 채비 중이다.

광진갑에는 마찬가지로 문재인 청와대의 박성오 전 선임행정관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함께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한 ‘조국 라인’이다. 조국 라인 중에서는 윤재관 전 국정홍보비서관(경기 의왕·과천), 황현선 전 선임행정관(전북 전주병)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 외에도 수도권에는 지난 총선 국회 입성에 성공한 윤건영 전 국정기획상황실장(서울 구로을), 정태호 전 일자리수석(서울 관악을), 김영배 전 민정비서관(서울 성북갑),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경기 성남중원), 김승원 전 행정관(경기 수원갑), 박상혁 전 행정관(경기 김포을), 한준호 전 행정관(경기 고양을) 등이 재선을 준비하고 있다.

▶충청권서도 정면대결=26석을 지닌 충청권에는 문재인 정부 고위급 인사들이 여당의 중진 지역구에 뛰어든다. 당장 문재인 정부 초대 대변인을 지낸 박수현 전 청와대 소통수석이 5선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지역구인 충북 공주·부여·청양에서 바닥 표심을 다지고 있다. 두 사람은 20대·21대 총선에 이어 세 번째 리턴 매치를 치를 전망이다.

4선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 지역구인 충남 아산갑에서는 복기왕 전 정무비서관이 17대·21대 총선에 이은 리턴매치를 준비하고 있다. 복 전 비서관은 지난 총선에서 0.7%차로 석패했다. 국회부의장인 5선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의 지역구인 충북 청주·상당에는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출마설이 나온다. 여권에서는 강승규 수석이 4선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 지역구인 충남 홍성·예산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보수세가 강했던 충청권은 지난 총선을 거치며 ‘민주당 17 대 국민의힘 9’로 지형이 달라졌다. 이를 놓고 한 국민의힘 의원은 “1석도 얻지 못한 대전은 중원 패배에서 가장 뼈아픈 지역”이라며 “중원 복원을 위해 충청권 선거 역시 수도권 못지 않은 승부 지역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충청권 민주당 인사는 “충청권은 정말 예측이 어렵다”며 “투표함을 열 때까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진·양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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