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혁신위가 당 지도부와 중진 등에 대해 불출마를 권고한 것에 대해 “모든 일에는 시기와 순서가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9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해당 혁신안에 대한 의견을 묻자 “모든 일에는 시기와 순서가 있는데, 요즘 언론 보도를 보니 너무 급발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김 대표는 “급하게 밥을 먹으면 체하기 십상”이라며 “잘 보지요, 뭐”라고 덧붙였다.
앞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지난 3일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 소위 ‘친윤’으로 불리는 인사들의 총선 불출마 선언이나 수도권 등 험지 출마를 권고하는 혁신안을 내놨다.
혁신위는 이날 오전 열린 당 최고위원회에서 국회의원 정수 조정과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공천 원천 배제 등을 담은 2호 혁신안을 보고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에서) 국회의원 정수 10% 감축과 불체포 특권 포기나 세비 (감면 및 박탈), 현역의원 선출직 평가 실시 등에 대해 보고가 있었다”며 “(보고한) 오신환 혁신위원은 입법 통해 혁신안을 완성하고 입법 이전에 실천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는 당헌·당규 개정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다만, 초미의 관심사였던 친윤 중진의원의 출마 관련 보고는 이뤄지지 않았다. 박 대변인은 “중진 험지출마에 관해 보고에 없었다”며 “구두로도 (언급이) 없었다”고 했다.
앞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지난 3일 혁신위 회의 후 브리핑을 열고 “당 지도부 그리고 중진, 대통령하고 가까이 지낸 분들은 총선에서 불출마하도록 아니면 수도권에 어려운 지역에 나와서 출마하는 것으로 결단을 내려주실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혁신위의 의결된 안건은 아니고 인 위원장의 권고 형식을 취했다. 이 때문에 이날 최고위 보고에서도 이 부분은 빠졌다.
박 대변인은 “최고위는 혁신위의 취지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혁신위의 의사를 존중한다”면서 “혁신위의 의사에 대해 종합적 검토해 적당한 입장을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다만 그는 “(혁신안에 대해) 절차가 필요하다”며 “의원 정수 조정이나 세비 감축은 모두 입법이 필요한 사항이지만 당내서도 의원정수나 세비 감축은 의총을 거쳐야 한다. 하위 평가 의원 20% 공천 배제도 총선기획단서 실무적인 (검토도) 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당내 의견 수렴과 입법 절차 등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당 지도부의 입장표명에 대해 박 대변인은 “종합적으로 검토해 혁신위의 의결안이 올 것”이라며 “그 때 기점으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특히 박 수석대변인은 지도부, 중진, 친윤계 의원의 험지 출마 요구 등과 관련해 “당사자들도 있는 건이라 시간이 필요하다”며 “지도부에서 의결하고 말 성질의 것은 아니고 조금 시간을 줘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김경진 혁신위원은 이날 오후 혁신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인요한 위원장께서 일부 언론 인터뷰를 보면 개별적으로 전화를 한 의원도 있었다고 한다”며 “추후 정식으로 (최고위에) 접수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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