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시장의 판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영국 규제 당국이 미 제약회사 일라이릴리의 비만치료제 ‘잽바운드’를 승인했다. 대표적인 비만치료제 위고비와의 진짜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식품의약국(FDA)은 이날 일라이릴리의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를 비만 치료용으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일라이릴리는 마운자로를 ‘잽바운드’라는 이름을 붙여 비만치료용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일라이릴리는 지난 2022년 제2형 당뇨병 치료제 티르제파티드에 대한 FDA의 승인을 받아 ‘마운자로’라는 약품명으로 출시한 바 있다. FDA의 이번 승인에 따라 마운자로는 ‘잽바운드’라는 새 이름을 달고 미국에서 이달 말부터 출시된다. 영국에서도 조만간 출시될 예정이다.
미국과 영국 규제 당국은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이거나, 심장병 등의 다른 체중 관련 질환이 있는 경우 BMI가 27 이상인 성인에 대한 잽바운드의 처방을 허용했다.
그간 마운자로는 오프라벨(허가 용도 외로 약 처방)로 비만 환자들에게 처방됐다. 마운자로의 3분기 매출액은 공급 제약 속에서도 전년 동기보다 652% 폭증한 14억1000만 달러(약 1조8440억원)에 달했다. FDA의 승인을 계기로 보험 보장의 문이 열린 만큼, 잽바운드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마운자로(잽바운드)의 FDA 승인 기대감에 올해 일라이릴리의 시가총액(시총)은 미국 제약사 1위로 올라섰다. 일라이릴리의 주가는 올해 들어 60% 넘게 급등해 시총이 5700억 달러를 찍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14% 이상이 당뇨병을 앓고 있으며, 약 42%가 비만이다.
로이터는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잽바운드는 체중 감량에 가장 효과적인 치료제”라며 “2030년까지 10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되는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잽바운드의 정가는 월 1059.87달러(약 138만원)로 책정될 예정이다. 위고비의 한달 처방 가격은 1349달러다. 잽바운드가 위고비보다 정가가 낮지만, 중요한 것은 미국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와의 협상이다.
미국에서 PBM은 의약품 유통의 핵심적 역할을 하는데, 일반적으로 PBM에 지급되는 리베이트는 의약품 정가의 일정 비율로 책정된다. 정가가 높을수록 PBM에게 더 많은 리베이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비만 또는 과체중 및 체중 관련 질병이 있는 성인 2539명을 대상으로 잽바운드 임상시험을 한 결과 일부 환자는 체중의 25%가 줄었다. 잽바운드의 부작용은 메스꺼움, 설사, 탈모, 식도 역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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