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 12년 동안 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생활을 접은 이보미(36)는 “서운함보다는 시원하다는 느낌이 먼저”라고 말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이보미는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9일 대회장인 강원도 춘천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올드코스에서 연습 라운드에서 나섰다.
이보미는 앞서 지난달 20일 일본 효고현에서 열린 JLPGA 투어 마스터스 GC 레이디스 대회에서 2라운드를 마치고 일본투어에서 은퇴했다.
2011년 JLPGA 투어에 진출한 이보미는 21승을 거뒀고 2015년과 2016년에는 2년 연속 상금왕에 올랐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언제나 상냥한 태도와 밝은 미소로 팬들을 대한 이보미는 일본여자프로골프 사상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일본에서는 은퇴했지만, 영구 시드를 지닌 KLPGA 투어에서는 계속 선수로 뛸 생각이라는 이보미는 그러나 “이번 대회를 마치면 정말 아무런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무조건 쉬고 싶다”는 이보미는 “지난 15년 동안 프로 골프 선수로 앞만 보고 달렸다. 약간 소진된 느낌도 있다. 안식년이라는 게 있지 않으냐”고 덧붙였다.
은퇴를 선언한 일본 무대에 대해서도 서운함보다는 시원하다는 느낌이 먼저 드는 것은 “늘 경쟁해야 했던 생활이 주는 압박감에서 풀려났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당분간 쉬겠다는 이보미는 당장 내년 계획도 일단은 백지상태라고 밝혔다.
골프 선수로서 은퇴하는 건 아니라고 못 박으면서도 “이제 경쟁하는 삶은 좀 그렇다”며 인생의 제2막을 따로 설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작년 최나연, 올해 김하늘 등 친한 친구이자 동료 선수들의 은퇴를 보면서 이보미는 “둘이 워낙 잘살고 있어서 나도 인생 2막에 대해 걱정은 안 된다”고 웃었다. KLPGA투어 시즌 최종전인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에 나서는 각오를 이보미는 “나와의 싸움”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얼마나 내 마음에 드는 샷을 때리는지를 살펴보는 게 이번 대회 목표”라고 말했다.
이보미는 10일 1라운드에서 박성현, 박현경과 동반 라운드를 치른다.
한국 여자 프로 골프 선수 가운데 가장 열성적인 많은 팬을 거느린 선수들이다.
이보미 역시 일본에서 대회 때마다 구름 갤러리를 몰고 다녔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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