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저명 경제학자가 중국의 두 자릿수 성장은 끝났다며, 정부가 보다 확장적인 재정 및 통화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국무원 직속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의 위용딩 위원은 9일 중국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이 개최한 ‘차이신 포럼’에서 “30년간 이어진 중국의 두 자릿수 경제성장의 기적은 사실상 끝났다”면서 “그렇다고 중국이 이제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위 위원은 2000년부터 중국 세계경제학회 회장도 역임하고 있다.
그는 “중국 경제가 직면한 문제는 총수요 부족”이라면서 “소비, 투자 및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확장적인 통화 정책을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경제성장률의 하락이 불가피한 것은 아니며, 6%보다 높을 수도 있다”면서 “핵심은 거시경제 정책에 있다”고 역설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분기 4.5%에서 2분기 6.3%, 3분기 4.9%를 기록한 바 있다.
위 위원은 확장 정책에 대해 보다 상세히 소개하며 “소비는 소득의 함수라는 중앙정부의 명제에 따르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소비 성장은 소득 증대와 그 기대의 개선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 중 제조업 투자는 주로 제조업 자체의 발전에 의존하고, 산업 정책이 뒷받침 할 수 있다”면서 “인프라 투자는 여전히 경기부양책의 초점이고, 중앙정부는 신규 인프라, 민생 사업, 기타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한 중국 경제가 부동산 개발업체의 파산과 지방 정부 부채 등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지만, 여전히 정책의 여지가 상당히 크다”면서 “중국 정부의 부채비율은 GDP의 50%에 불과해, 이탈리아·미국·스페인·싱가포르 등에 비해 낮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확장적 재정 정책을 시행하고, 인프라 투자를 통해 경제성장을 촉진한다면, 세계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장타오 국제결제은행(BIS)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도 참석, 글로벌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정책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아시아 주요국의 인구감소 등 변화에 직면해 각국의 신중한 재정 정책과 거시 정책 등이 필요하다”면서 국제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세계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인구 노령화와 지정학적 문제 등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한 국가나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므로, 전 세계가 힘을 모아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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