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9일 “북한이 러시아에 군사장비를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러시아가 북한의 군사 프로그램을 위해서 기술적 지원을 하는 것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진행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마치고 공동기자회견에서 북러 협력은 “쌍방향 관계”라며 이같이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 같은 북러 군사 협력은 “우리 양국이 매우 큰 우려를 가지고 있는 사항”이라고 강조하며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하는 기술지원을 매우 면밀히 관찰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도 미측과 같은 입장이다. 6일 김영호 통일부 장관도 북한이 10월에 쏘겠다고 공언한 3차 정찰위성 발사가 지연되는데 대해 “러시아로부터 기술지원을 받는 것과 연결되어 있는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장관은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3차 정찰 위성 발사와 관련해 “러시아로부터 (정찰위성 발사 관련)기술지원을 받고 있는 정황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2차 발사 실패 이후 러시아로부터 기술지원을 통해 보완이 이뤄졌다고 판단되면 발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계속 엔진 발사 장치 점검을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러사아로부터 기술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러시아에 122㎜ 방사포탄 20만발 이상 지원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군 당국의 북한과 러시아 무기거래 관련 분석 결과에 따르면 북한이 현재까지 나진항을 통해 러시아로 보낸 컨테이너는 총 2000여개로 추산된다. 여기에 122㎜ 방사포탄을 적재할 경우 20만발 이상, 152㎜ 포탄으로 가정시에는 100만발 이상으로 판단된다.
군 당국은 북한이 러시아에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무기·장비류에 대해 양국간 호환이 가능한 122㎜ 방사포탄과 152㎜ 포탄 등과 T 계열 전차 포탄을 지목했다. 이 외 방사포와 야포, 소총 및 기관총, 박격포, 휴대용 대공미사일 및 대전차미사일 등도 꼽았다. 단거리탄도미사일도 지원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정권의 안정을 도모하고 올 겨울을 나기 위해 식량과 유류 등을 우선 지원받고 향후 군사기술 이전과 재래식 전력 현대화 지원, 연합훈련 등을 추가로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와 북한은 지난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해관계에 의해 교류 및 협력을 강화해 오고 있다. 같은해 중순부터는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했다는 구체적 정황이 식별되기 시작했다.
올해 7월 정전협정체결일 열병식에는 러시아 국방장관을 포함한 군사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해 군사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이후 실무 협력을 지속해 오고 있다. 또한 9월 12일~17일 간 김정은은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군사분야를 포함한 전방위적 협력을 논의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 군은 러-북 간 군사협력 강화에 따른 북한 무기체계의 기술적 진전과 전력 현대화 가능성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면밀히 추적하고 군사대비태세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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