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응해 지난 8월 말 일본산 수산물 수입 제한 조치를 강화했다. 이에 중국 본토에 수출된 일본 수산물 규모는 급감했지만, 홍콩과 미국으로의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농림수산성은 9월 홍콩에 수출한 수산물 총액이 126억엔(약 1099억원)으로,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86.9% 늘어났다고 밝혔다.
홍콩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한 중국과 달리 수입 금지 대상 지역을 전국 47개 광역지자체 중 10개 지자체로 한정했다. 이 때문에 홋카이도 등 수입 금지 대상이 아닌 지역의 수산물은 수입할 수 있다.
일본은 중국이 수입을 중단하면서 판로가 일부 막힌 가리비를 9월 한 달간 홍콩에 전년 동월보다 48.8% 증가한 17억엔(약 148억원)어치 수출했다.
금수조치에도 불구하고 가리비 포함 일본산 수산물 전체의 홍콩 수출액은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8월 전년 동기 대비 15.5% 늘어난 69억엔(약 602억원)이었는데,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86.9% 증가한 126억엔(약1099억원)에 달했다.
지난달 미국에 수출된 일본산 수산물 규모는 58억엔(약 504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101.5%나 늘어난 수치로 특히 미국으로 수출된 가리비는 20억엔(약 173억원)어치로 10배나 급증했다.
최근 주일미군이 가리비 등 일본산 수산물을 구매하겠다고 나서는 등 미국은 중국의 금수조치에 공동 대응해 일본산 수산물 구매를 늘리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반면 일본산 수산물의 9월 중국 수출액은 사실상 없었다. 가리비나 해삼 등 오염수 방류 이전에 중국이 많이 수입했던 수산물은 거래되지 않았다.
지난 9월 일본의 대(對) 중국 수산물 수출액이 8억엔(약 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8% 급감했다. 특히 홋카이도산 가리비가 타격이 컸다.
지난해 9월 일본에서 중국으로 수출한 가리비 규모는 53억엔(약 460억원) 어치에 달했다. 중국 수산업자들은 자국에 공장을 두고 일본산 가리비를 수입해 가공한 뒤 미국 등지로 수출해왔다. 그러나 지난 8월 24일 중국 정부가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일본명 처리수)방류에 대응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면서 올해 9월 가리비 수출액은 ‘0’을 기록했다.
그나마 중국으로 수출된 수산물 8억엔(약 70억)은 진주, 산호, 비단 잉어 등 식용이 아닌 다른 용도의 물품이 대부분이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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