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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률 바닥인데 물가는 또 오른다! f. 삼프로TV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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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민물가 비상 한국도 인플레 본격화?

최근 미국에선 금리가 안정화되고, 소비자 물가지수(CPI) 상승률도 둔화되는 모습입니다. 특히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둔화세가 지속되면서 시장에 안도감을 주고 있는데요. 하지만 국내의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겨울이 다가오며 우리가 직접 물가를 느낄 수 있는 것은 붕어빵 가격인데요. 과거와는 다르게 한 마리에 1000원 하는 곳이 생겼습니다. 슈크림이나 치즈가 들어가면 한 마리에 1500원 하는 곳도 있는데 밀가루, 식용유, 설탕 등 가격이 오르면서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소주와 맥주 가격 인상 이야기가 나왔고, 실제로 어제부터 하이트 진로에서 출고가를 6.95% 올렸습니다. 카스도 지난달 6.9% 인상했는데요. 출고가를 6.9% 올리면 병당 80~90원 정도 올리는 것이기 때문에 크다고 느껴지진 않겠지만, 사실 출고가가 100원 오르면 식당에서는 1000원을 더 올리는 관행이 있습니다. 업계에선 유통이나 마진 등의 문제로 올릴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이는 지점마다 다릅니다. 강남역, 서초동, 여의도 등 소주 한 병에 8000원을 받는 곳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담배 피우는 사람들도 불만이 커지고 있는데요. 내년 중 담뱃값이 오를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담뱃값은 1994년, 2001년, 2005년, 2015년 등 총 4차례 인상된 바 있는데요. 박근혜 정부인 2015년 인상하면서 담배 한 갑 가격은 4500원이 됐고, 지금까지 8년째 동결입니다.

담뱃값이 올라야 사람들이 피지 않을 거라고 말하기도 하는데요. 실제 OECD 평균 담배 가격이 8000원이고, 우리나라는 4500원으로 싼 편입니다. 국제 사회에선 작년 기준으로 63위를 기록했습니다. 담뱃값이 가장 비싼 나라는 호주로, 한 갑에 27.15달러인데요. 한화 3만5600원인 셈입니다. 참고로 현재 전쟁 중인 이스라엘은 담배 한 갑에 10.52달러, 팔레스타인의 경우 7.51달러입니다. 한국보다 담뱃값이 2배 정도 비싼 겁니다. 우리가 싸긴 하지만, 올린다고 하니 부담되는 건 사실입니다.

담뱃값 인상에 대해 기재부에선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유통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선 사실처럼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입니다. 담뱃값 인상은 사실 세금을 올리는 것입니다. 현재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우 부과되는 세금은 3004원, 액상형 전자담배에 부과되는 세금은 1670원입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가공식품 32개 중 24개는 1년 전에 비해 크게 상승했습니다.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품목이 13개로 절반이 넘었고, 가격이 오른 품목의 평균 상승률은 15.3%에 달했는데요.

품목별로 보면 햄이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지난해 10월보다 37.7%나 올라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케첩(100g·36.5%), 된장(100g·29.6%), 간장(100mL·28.6%) 등도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대체로 조리할 때 많이 쓰이는 양념류와 소스류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습니다.

이렇게 소스류 가격이 오른 이유는 설탕 때문인데요. 인도에서 지난 8월부터 원당 수출을 금지하면서 가격이 폭등한 것입니다. 설탕 수출을 금지한 이유는 이상기온으로 설탕 주원료인 사탕수수 수확량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또 최근 인도는 사탕수수를 활용해 바이오에탄올을 만드는데요. 이는 브라질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이처럼 세계 1,2위 생산국에서 원당 생산량을 줄이고, 바이오에탄올 활성화에 집중하면서 설탕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정부에서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습니다. 오늘 김병환 기재부 1차관 주재로 물가관계 차관회의가 열릴 예정인데요. 앞서 지난 2일에 물가관계장관 회의에서 각 부처 차관들이 ‘물가안정책임관’ 역할을 맡도록 했고, 기재부나 농식품부 등에서는 대응팀을 꾸렸습니다.

특히 농식품부에서는 7개 품목별 담당자를 지정했고, 각 실무자가 개별품목을 전담해 관리하게 했습니다. 다만 이는 2012년 이명박 정부 당시 물가안정화를 위해 ‘MB물가’라는 이름으로 불린 ‘물가관리실명제’와 비슷합니다. MB물가는 사실상 실패한 대책이기 때문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또 최근 가격이 두배 이상 오르면서 ‘금사과’라고 불린 사과 수급도 늘리기로 했는데요. 정부에선 12월까지 1만5000톤을 조기 출하하고, 1500톤 가량의 못난이 사과도 판매키로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책은 이미 생산이나 수확 단계에서 수급처가 대부분 정해져 있기 때문에 효과가 크지 않을 걸로 예상합니다. 업계에선 좀 더 현실적인 정책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내년입니다. 최근에 국제 IB들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내놓았는데요. JP모건이 2.2%로 가장 낮게 전망했고, 씨티가 2.5%로 가장 높게 전망했습니다. 평균치는 2.4% 수준으로, 올해 평균 3.5%보다 줄어들지만 경제성장률과 비교하면 인플레이션 상황은 암담한 수준입니다.

OECD 자료에 따르면 한국 잠재성장률이 1.7%에 불과합니다. 경제는 1.7% 성장하는데 물가는 계속 오르는 겁니다. 경기침체 우려 때문에 금리 인상은 없겠지만, 국민 삶은 계속 안 좋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삼프로TV 한지원 기자 cds04202@3pro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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