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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전쟁 후 가자지구 통치 체제의 중심은 팔레스타인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앞서 가자 재점령 가능성을 시사해 논란을 일으켰던 이스라엘은 “전후 가자를 통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한 후 하마스 소탕을 위한 공습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전후 가자·서안지구의 통치권이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에 돌아갈 가능성이 크지만 미미한 존재감에 지지율 역시 급락하고 있는 PA가 복귀 후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8일(현지 시간) “종전 후 과도기가 있을 수 있지만 가자·서안지구 통치 체제의 중심은 팔레스타인인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가자지구가 하마스에 의해 운영돼서는 안 되지만 이스라엘이 재점령하는 것도 안 된다”며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날 블링컨 장관이 제시한 ‘포스트 하마스 구상’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을 강제 이주하지 않을 것 △전후 가자지구를 재점령하지 않을 것 △가자지구 영토를 축소하지 않을 것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는 가자지구 내 일종의 ‘완충지대’를 마련하겠다는 방안을 비롯한 이스라엘 측의 구상에 대한 공개적인 경고”라고 전했다.
미국 등이 민간인 보호를 위한 일시적 교전 중단 협상을 중재하고 있지만 이스라엘군(IDF)의 가자 공습은 계속되고 있다. IDF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하마스는 통제력을 잃었다”며 “우리는 가자시티 공격을 심화하고 있으며 하마스 항공·해군 전력에 큰 타격을 입혔다”고 밝혔다. 유엔에 따르면 전날까지 최소 4만 명이 가자 북부를 떠났다. IDF는 이날 “5만 명의 주민이 남부로 이동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앞서 “가자지구의 전반적 안보를 무기한 책임지겠다”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이 국제사회의 논란을 사자 한 발짝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 고위 관리를 인용해 “이스라엘은 가자를 재점령하거나 오랫동안 통제하려는 의도가 없다”며 “현재 우리의 작전은 효과적이나 영원하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카타르가 일시 휴전을 조건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억류 중인 10여 명의 인질을 석방하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협상을 중재하고 있다고 AFP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카타르가 미국과 조율해 중재하는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하마스와 가까운 한 관계자는 “3일간 인도주의적 교전 중단을 하는 조건으로 6명의 미국인을 포함한 총 12명의 인질을 석방하는 내용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는 “근거 없는 소문(idle rumors)이 도처에서 들려온다”면서 “우리 인질들을 석방하지 않으면 휴전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고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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