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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져요. 밀지 마세요!”
9일 오후 6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퇴근에 나서려는 인파가 밀려 역 출입구 밖까지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그러나 지하철 도착을 알리는 전광판에는 여전히 다음 열차 도착까지 5분 이상 남아 있다는 문구가 올라오고 있었다.
지하철 승강장까지 내려가는 계단에서는 ‘밀지 말라’는 외침도 들려왔다. 일부 시민은 뒤에서 다가오는 인파에 밀려 휘청일 정도로 아찔한 모습이 연출 되기도 했다.
이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서울교통공사노조가 시한부 경고 파업에 돌입했다. 퇴근시간대인 오후 6시부터 지하철 운행률은 평소 대비 87%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서울 여의도와 강남, 합정 등 주요 역사에서는 우려했던 퇴근길 교통 혼잡이 발생하고 있다.
여의도역에서 지하철을 탑승하려던 직장인 이 모(34)씨는 “개찰구 앞까지 갔다가 인파에 밀려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답답해 다시 밖으로 나왔다”며 “지난해 발생한 이태원 압사 참사가 생각날 정도로 무서웠다”고 털어놨다.
다른 주요 역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강남 삼성역 인근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이 모씨는 “평소 이 시간에는 못해도 3~4분에 한 대씩 오고, 붐비지 않았는데 오늘은 15분가량 지하철을 기다렸다”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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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대신 버스를 이용하려는 시민들이 몰려 버스 정류장도 붐비는 모습이었다. 정류장에 도착하는 버스마다 발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꽉 차 있어 탑승을 포기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파업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합정역에서 6호선을 탑승하려던 20대 이 모씨는 “서울교통공사의 적자가 심한 상황인데 인력 감축은 필요하지 않냐”며 “최근 지하철 요금도 올라 부담이 커졌는데, 파업으로 인해 인파도 붐벼서 불쾌하다”고 말했다.
지난 9월 25일 노사가 체결한 필수유지 업무협정에 따라 오전 출근시간에는 운행률 100%가 유지돼 큰 혼잡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퇴근시간은 필수유지 업무협정에 포함되지 않아 곳곳에서 교통혼잡이 발생하고 있다.
공사는 1만 3000여 명의 인력을 확보해 퇴근길 혼잡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비상대기 열차 7대를 배치하고, 임시열차를 투입할 예정이다. 불법 파업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조치도 고려하겠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서울교통공사가 대규모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오는 2026년까지 2212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히자 이에 반발하며 파업을 진행했다. 노조는 서울시와 공사의 입장이 바뀌지 않는다면 오는 16일 수능 특별 수송 이후 2차 전면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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