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꺾고 리그 선두 탈환…김지한 “팀에 대한 확신 생겼다”
(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는 2023-2024시즌 초반 돌풍을 몰고 있다.
프랜차이즈 스타 나경복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KB손해보험으로 떠났음에도 전력 공백을 딛고 개막 후 5연승을 달렸다.
OK금융그룹에 가로막혀 1라운드 전승에는 실패했지만, 우리카드는 9일 한국전력을 세트 점수 3-1(25-21 25-23 19-25 25-20)로 꺾으며 리그 선두를 탈환했다.
또 다른 돌풍의 주인공 삼성화재(승점 14·5승 1패)를 2위로 밀어냈고 4연속 통합우승을 노리는 대한항공(승점 13·4승 2패)을 3위로 따돌렸다.
이날 우리카드의 승리를 이끈 선수들은 모두 지난 시즌 주전이 아니었다.
지난 5월 우리카드로 트레이드된 한성정은 범실 없이 서브 에이스 2개, 블로킹 1개를 포함해 13득점(공격 성공률 76.92%)을 터뜨렸다.
올 시즌부터 에이스 역할을 맡게 된 김지한은 13득점, 박진우의 무릎 통증으로 선발 출전한 박준혁은 블로킹 3개를 포함해 5득점으로 활약했다.
경기를 마친 이들은 약체 평가를 극복한 자신들에게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었다.
박준혁은 “시즌을 시작하기 전에 다른 팀들에서 우리카드가 약하다고 했었는데, 강팀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 같다”면서 “1라운드에선 못 했지만 2라운드에서 전승을 거두고 1위를 달릴 것”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여자 프로농구 스타인 박지수(청주 KB)의 오빠로 잘 알려진 그는 “팀이 우승하게 되면 ‘배구선수 박준혁’이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며 “개인보다는 팀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작년보다 공격에서 자신 있다”는 그는 “세터 (한)태준이가 공을 잘 안 줘서 서운하다”는 농담으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성정은 이날 3세트에서 서브 에이스를 터뜨린 뒤 오른손 검지로 관자놀이를 짚고 왼손 검지는 반대쪽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마커스 래시퍼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축구 선수들의 세리머니를 따라 한 것이라고 한다.
한성정은 “서브가 약하다고 평가받았는데, 이 동작이 ‘외부의 말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하더라”면서 “동료들이 따라 해주니까 재밌다. 한번 밀어보려고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지한은 “시즌 들어가기 전에는 (팀이) 그렇게 강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경기하다 보니까 팀에 대해 확신이 생겼다”며 “이렇게 하다 보면 (리그) 선두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선 “한참 부족하다. 고쳐야 할 부분이 많다”면서 “공을 때릴 때 끄는 습관이 있어 공격 성공률이 떨어졌다”고 아쉬워했다.
김지한은 올 시즌 7경기 리시브 효율(41.98%)이 지난 시즌(25.26%)보다 크게 올랐지만, 공격 성공률(48.67%)과 공격 효율(28.00%)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bin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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