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1호 통합·2호 희생 이어 3호 ‘미래’안 제시
김성태 “똑바른 방향 잘 설정하고 잘 가고 있는 것”
당내서도 ‘혁신위 활동’에 대한 높은 평가들 등장
일각선 “지도부, 민감한 안건 받기 어려울 것” 전망
당 체질 개선을 위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를 향해 당내에서 긍정적인 시선이 모이고 있다. 통합에 이어 희생과 미래 등 키워드를 중심으로 국민들의 눈길이 당으로 향할 수 있는 의제들을 잘 선점하고 있어서다. 혁신안을 모두 수용하긴 어렵더라도 핵심 안건들을 받아들여 당이 건강해질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민과 함께’ 혁신위는 9일 오후 여의도에 위치한 중앙당사에서 제5차 전체회의를 열어 ‘청년은 우리의 미래다’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한 3호 혁신안을 발표했다. 3호 혁신안엔 △비례대표 청년 50% 의무화 △당선 우세 지역에 청년 전략지역구 선정 △전 정부기구 및 지자체의 모든 위원회에 청년위원의 일정 비율 참여 의무화 등 청년 정치인을 발굴·육성할 수 있는 안들이 담겼다.
앞서 혁신위는 ‘통합’을 주제로 당 화합을 위해 홍준표 대구광역시장, 이준석 전 대표 등에 대한 징계를 사면하는 1호 안건을 냈다. ‘희생’을 주제로 했던 2호 안건에서는 △국회의원 숫자 10% 감축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전면 포기 △국회의원 세비 개혁 △현역 국회의원 적정 평가 후 하위 비율 20%에 대한 공천 원천 배제 등을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중진·지도부·친윤 의원들을 향해 불출마 및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당내에선 이 같은 혁신위의 활동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이른바 비윤(비윤석열)으로 분류되던 세력들에게 손을 내미는 모습을 통해 당이 ‘하나로 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주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인 위원장의 통합을 위한 행보가 진심으로 비칠 수 있기에 충분하다”며 “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넘어 중도층에게 먹힐 수 있을 만한 메시지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날 대구를 찾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홍준표 대구시장과 회동한 것이 대표적이다. 홍 시장은 당원권 정지 10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가 이른바 ‘사면’되는 과정에서 당과 혁신위를 향해 강도 높은 쓴소리를 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 위원장이 직접 홍 시장과 대면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면서 통합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김성태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는 전날 KBS라디오에 나와 “(인 위원장이) 혁신위원장으로는 정말 똑바른 방향을 잘 설정하고 뚜벅뚜벅 잘 가고 있는 것 같다”며 “본인이 혁신 1호 안건을 통합으로 잡지 않았느냐. 당,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은 사람들을 우선해서 챙기고 가서 얘기를 듣고, 혁신위원장으로는 정말 똑바른 방향을 잘 설정하고 뚜벅뚜벅 잘 가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당 지도부와 중진·친윤 의원들을 향해 ‘기득권을 내려놓아달라’는 주장 역시 혁신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근거로 보는 시각도 있다.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이번 3호 혁신안을 향한 기대감도 상당하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각 당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도입된 비례대표제라는 게 항상 선거제와 맞물려 문제가 돼 왔고 최근 다양한 문제들이 더 커지고 있는 만큼 젊은 정치인들이 정계에 입문할 수 있는 역할을 해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8일 설문한 케이스탯·엠브레인·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공동 전국지표조사(NBS)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31%)과 더불어민주당(28%)의 차이가 3%p였다. 2주 전 조사에선 민주당 31%, 국민의힘 30%였지만 국민의힘은 지지율이 1%p 오르고 민주당은 3%p 떨어지면서 오차범위 내에서 순위가 바뀌었다.
연합뉴스·연합뉴스TV가 의뢰해 4~5일 메트릭스가 시행한 조사에서도 국민의힘(36%)의 지지율이 민주당(32%)보다 4%p 높았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혁신위가 ‘이슈’를 선점하는 주제들을 던져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서 시도하는 정쟁을 무력화 시켰다는데 높은 점수를 주는 당내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지금 혁신위에서 내놓는 안건과 당에서 추진하는 정책으로 인해 민주당 이야기는 쏙 들어가지 않았나”라며 “여의도에서 이슈 선점이 갖는 의미를 무시할 수 없는 만큼 그런 측면에서 혁신위가 한 역할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혁신위의 활동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 지도부가 혁신위가 내놓는 안건들을 모두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서다.
국민의힘 또 다른 의원은 “혁신위가 낸 안건들이 이미 나온 것들을 재고하는 느낌이 있는 만큼 지도부 차원에서도 이를 받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어 보인다”며 “특히 지도부나 중진을 향한 험지 출마는 갈등이 격화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 만큼 전부 현실화되기엔 어려울 수도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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