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패션부문의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 ‘에잇세컨즈’가 두 자릿수 매출 신장 흐름을 유지하며 ‘효자 사업’으로 입지를 굳혔다.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패션업계가 고전하는 상황에서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원하는 젊은 소비자층을 공략한 상품과 콘텐츠로 주목도를 높인 결과다.
10일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따르면 에잇세컨즈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성장했다. 2012년 브랜드를 론칭한 지 10년 만인 지난해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상승하며 손익분기점을 넘겼고, 올해도 지속적인 신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에잇세컨즈는 “소비자를 8초 만에 매료시키겠다”는 포부를 브랜드명에 담으며 야심차게 출발했으나 한동안 역성장을 거듭해 ‘아픈 손가락’으로 꼽혔다. 이후 코로나19를 계기로 현명한 소비를 원하는 이들의 관심이 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이 브랜드의 두드러진 성과에 힘입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도 계절적 비수기를 딛고 전년 동기 290억원 대비 13.8% 증가한 330억원을 기록했다.
에잇세컨즈는 하나를 사더라도 다양하게 활용하려는 소비 태도와 실용적 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구매 행동에 부합하는 아이템을 매주 선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표현의 개방성과 취향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젠지(GenZ)’ 세대를 위한 프리미엄 캐주얼 라인 ‘유니에잇’을 출시했다. 이를 통해 실용성에 기반한 맨투맨과 후디, 티셔츠, 데님, 스��팬츠 등 ‘코어 아이템’뿐 아니라 바서티 재킷, 레더 점퍼, 카고 스커트·팬츠 등 트렌디한 스타일의 ‘시즌 아이템’을 출시했다. 특히 캐주얼 트렌드와 맞물려 가먼트 다잉 티셔츠, 롱스커트, 카고팬츠 등의 제품 판매율이 80% 이상을 차지했다.
또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인 ‘타임리스 에센셜’을 추구하는 프리미엄 에센셜 라인 ‘에디션에잇’도 선보였다. 높은 완성도와 소재 고급화 등으로 기존 상품 대비 품질이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풀오버, 카디건, 베스트 등 스웨터 상품의 경우 ‘완판’에 가까운 판매율을 기록했다.
에잇세컨즈는 젊은 소비자와의 교감을 위해 공식 유튜브 채널 ‘8초TV’도 운영하고 있다. 파워 유튜버와 협업해 브랜드와 상품을 소개하는 콘텐츠 등을 선보이며 구독자 12만명 이상을 모았다. 오는 22일까지는 에버랜드가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마련한 ‘푸바오 팝업 스토어’를 통해 MZ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푸바오’ 이미지를 활용한 셔츠와 파자마 등을 선보인다.
박동일 에잇세컨즈 여성복 팀장은 “국제유가와 금리, 환율 등이 오르는 ‘3고(高)’ 현상에 따라 가성비와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따지는 고객이 늘면서 에잇세컨즈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젊은 고객들의 현명한 소비를 유도하면서 파편화된 욕구를 충족시키는 차원에서 다양한 프리미엄 라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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