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의 3분기 실적 발표 결과 7분기 연속 합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3사 합계 1조742억원)한 가운데 수익성은 사실상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사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가입자 1인당 평균 매출(ARPU·average revenue per user)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ARPU는 가입자 1명이 낸 통신 요금의 월평균 값이다.
3사의 IR(기업설명) 자료를 보면 3분기 ARPU는 SK텔레콤이 2만9913원, KT가 3만3838원, LG유플러스가 2만7300원이었다. LG유플러스는 8개 분기 연속, SK텔레콤은 5개 분기 연속 하락을 이어갔다. 이 부문에서 유일하게 3만원대를 지키며 가장 선방하고 있는 KT는 2020년 2분기부터 이어왔던 성장세가 처음으로 꺾였다. 13개 분기 만에 ‘역성장’으로 돌아섰다.
2019년 5G 상용화 이후 올해로 5년 차로 접어들었다. LTE 상용화 5년 차(2014년)와 비교해보면 ARPU 역성장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2014년 3분기 ARPU는 SK텔레콤이 3만6417원으로 가장 높았고, LG유플러스(3만6159원)와 KT(3만4829원)가 뒤를 이었다. 9년이 흐른 지금과 비교하면 LG유플러스는 32.4%, SK텔레콤은 21.7%가 감소했다. KT가 ARPU 감소 폭이 2.9%로 가장 작았다.
5G 상용화 초기에는 고가의 5G 요금제를 앞세워 ARPU가 성장했다. 5G 가입자만 놓고 보면 가입자당 평균 월 매출이 5~6만원대로 LTE 가입자의 1.5배 이상이기 때문이다. 3사 중에 5G 가입자 비중이 70%로 가장 높은 KT가 ARPU 1위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5G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신규 가입이 주춤해졌다. 게다가 지난 4월 출시한 ‘중간요금제’가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ARPU의 하락세가 분명해졌다. 특히 SK텔레콤의 경우 지난 2분기 2만9920원의 ARPU를 기록하면서 창사 이후 처음으로 ARPU가 3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3분기 역시 3만원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소폭 하락했다.
통신사의 ARPU는 앞으로 더욱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부터 통신비 인하 압박을 이어오던 정부는 지난 8일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앞으로 3만원대 5G 요금제를 신설하고, 5G 단말기에서 LTE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두 방안 모두 ARPU의 하락과 직결되는 방안이다. 가시밭길이 예고된 통신사들은 B2B(기업 간 거래) 사업 확대와 신사업 개척 등으로 수익성 개선에 골몰하고 있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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