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을 받는 가자지구에서 물과 전력 부족 등으로 위생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달 7일(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시작됐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27일 가자지구에 들어간 지상군이 현지에 머물면서 공격 강도를 늘리고 있다고 주요 외신은 전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하마스는 북부에서 통제력을 잃었다”고 바라봤다.
9일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전날까지 가자지구에서는 피란민 150만명이 보호시설 등으로 대피했다. 이 중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가 운영하는 난민 보호시설 149곳에서 72만5000여명이 머무르고 있다.
UNRWA는 “보호시설에 새로 도착한 사람들을 더는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시설이 과밀화됐다”고 밝혔다. OCHA도 해당 보호시설이 평균 160명이 화장실 한 개를 공유하는 실정이며, 1개 샤워 시설에서 700명이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 부족도 심각한 문제다. UNRWA는 대피소에 1인당 식수 1.5ℓ와 음용수가 아닌 물 3∼4ℓ씩을 제공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물 사용 최소량은 15ℓ다.
OCHA는 이집트에서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구호품 트럭에 있는 물이 가자지구 전체 주민 중 4%에게만 제공되는 수준이라고 바라봤다.
가자지구 남부에 위치한 식수를 생산하는 담수화 공장 2곳은 전력 부족이 심각하다. 가동률이 제한적이라 평소 용량의 15% 수준으로만 운영된다. 분쟁 발생 직후 전력 공급이 차단된 가자지구는 비상 발전기로 생산하는 전력에 의존하고 있다.
공습에 주요 시설이 파괴되면서 가자지구의 폐수 처리는 중단된 상태다. 폐수는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있으며 가자지구 해변의 바닷물은 대부분은 심하게 오염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물이 부족한 주민들이 오염된 바다에서 옷을 빨고 몸을 씻고 있다고 OCHA는 전했다.
WHO는 지난달 중순 이후로 가자지구에서 주민들이 설사 증상을 호소한 사례가 3만3500건 이상 나왔다고 발표했다. 이중 절반 이상은 5세 미만 어린이였다.
한편 9일 미국 백악관은 이스라엘은 민간인들이 교전 지역에서 탈출하는 것을 돕기 위해 매일 4시간씩 가자지구 북부에서 교전을 중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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