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거리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던 한국인 여성을 성추행한 남성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9일(현지시간) 홍콩 명보에 따르면 이날 홍콩 법원은 지난 9월 10일 밤 홍콩 번화가 센트럴의 지하철역 인근에서 홀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던 한국인 여성을 성추행한 인도인 남성 A씨(46)에게 징역 3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당시 A씨는 B씨의 어깨에 팔을 두르거나 “나랑 같이 가자”며 A씨의 팔을 붙잡고 끌었다. 심지어 B씨를 벽으로 밀어붙이며 강제 입맞춤까지 시도하고, 강하게 저항하는 B씨를 계속 따라가며 추행했다.
A씨의 범행은 피해자인 B씨의 라이브 방송에 60초간 찍혔으며, 약 500명이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홍콩에 처음 왔다는 B씨는 마카오로 이동한 뒤 11일 밤 호텔에서 라이브 방송을 통해 A씨의 범행으로 심한 타박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B씨는 가해자인 A씨를 대신해 사과하거나 부끄러워하는 홍콩 시청자들에게 “홍콩 전체의 잘못이 아닌 그 남성의 잘못”이라며 “기회가 되면 홍콩을 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사건 발생 이틀 만에 홍콩 경찰에 체포됐다.
A씨의 변호인은 A씨가 술에 취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찍은 영상을 보면 피해자가 명백히 저항하고 두려움을 드러냈음에도 피고가 이를 무시하고 계속 공격적으로 추행을 이어갔다”고 지적하며 “그의 범행은 매우 부끄러운 짓이며 홍콩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행위로 그로부터 피해자와 관광객을 보호해야 한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인 해외 ‘라방’ 유행…여성 유튜버 특히 주의해야
해외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는 여성 유튜버의 경우 성추행 피해를 볼 수 있기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B씨뿐 아니라 지난해 11월 말께 인도를 여행하며 유튜버 C씨는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던 중 현지 남성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당시 가해 남성은 D씨에게 “집에 데려다주겠다”며 무작정 자신의 오토바이로 끌고 가는가 하면, C씨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볼에 입을 맞추려 했다. C씨는 계속해서 거절 의사를 비쳤으나, 남성은 개의치 않고 쫓아갔다.
이후 C씨가 기지를 발휘해 가짜 번호를 주고 나서야 남성은 떠났다. C씨가 성추행을 당하는 장면은 실시간으로 중계돼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이후 인도 경찰은 사건에 연루된 현지 남성 두 명을 성폭력 혐의로 체포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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