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발의한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고발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이 차장검사는 수원지검에서 이재명 대표 관련 수사를 총괄하고 있어, ‘방탄용’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에 대해 오늘 공수처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지난해 대검에 고발했는데, 검찰에서 어떤 조치도 없었다”며 “비위·범죄 검사인데 이것을 용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또 이 검사를 비롯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등에 대한 탄핵소추안 본회의 처리가 전날 무산된 것에 대해 “탄핵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한목소리가 나왔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날 이동관 위원장과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발의했으나, 여당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위한 무제한 토론)를 포기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민주당은 우선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신속히 추가 본회의를 열어달라고 설득하겠다는 방침이지만, 72시간 내 표결 무산으로 탄핵안이 자동 폐기될 경우에 대비해 탄핵안을 스스로 철회한 뒤 재발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탄핵하겠다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기소를 책임진 저를 탄핵해달라’고 한 이원석 검찰총장을 향해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검찰의 한심한 처지를 반성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회의 직후 자리를 떠나면서 ‘이정섭 검사 탄핵안을 두고 (이재명) 방탄용이라는 비판이 있는데 어떻게 보느냐’고 묻는 말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한테 기후에너지부에 대해선 왜 아무 말이 없는지 한번 물어봐 달라”고 즉답을 피했다.
한편, 이 차장검사는 수원지검에서 이재명 대표에 관련한 수사를 총괄하고 있다. 그가 이끄는 특별수사팀엔 형사6부와 공공수사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가 참여하고 있으며 쌍방울의 불법 대북송금 사건과 이재명 대표 ‘쪼개기 후원’ 의혹, 이 대표 부부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쌍방울의 횡령·배임 사건 등을 수사 중이다. 이 차장검사는 2019년 8월 서울동부지검에서 근무할 당시 ‘청와대 감찰 무마 사건’을 맡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을 기소한 바 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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