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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자금줄 마른 핀테크…구조조정 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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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하는 금리로 핀테크 업계의 자금조달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었다. 핀테크 업체들은 감원, 비용절감 등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츠를 인용해 올해 3분기 전 세계 민간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액이 74억달러로 1년 전(138억달러) 보다 46%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핀테크 기업들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시중 유동성 확대에 힘입어 투자금을 대거 조달했다. 2021년 4분기만 해도 조달액은 387억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미국의 금리인상이 시작되면서 같은 해 1분기 조달액은 313억달러로 줄었고 올해 1분기 155억달러, 2분기 76억달러에 이어 3분기에도 74억달러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올 들어 평균 투자 규모도 1400만달러로, 시장이 호황이었던 2021년 연간 평균 투자 규모인 2900만달러 대비 반토막 났다.

고금리가 핀테크 기업들의 자금 상황을 압박하고 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해 초만 해도 0~0.25%였던 기준금리를 1년 반만에 5.25~5.5% 수준으로 전례없는 속도로 끌어올리면서 기업들의 차입비용이 급증했다.

그 결과 기업들의 몸값도 떨어지고 있다. 신용카드 스타트업 램프의 경우 기업가치가 지난해 초만 해도 81억달러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58억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는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올 들어 30% 상승할 때 핀테크 기업들로 이뤄진 글로벌 X 핀테크 상장지수펀드(ETF)는 같은 기간 4% 상승하는 데 그쳤다고 WSJ는 보도했다.

핀테크 기업들은 정리해고와 비용 절감 등을 통해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페이팔은 지난주 실적 발표에서 자동화, 기술 통합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9월에는 반품 물류업체인 해피 리턴스 매각을 결정했다. 또 다른 핀테크업체 블록은 직원수를 현재 1만3000명에서 내년말 1만2000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WSJ는 “금리가 치솟으면서 많은 핀테크 기업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며 “핀테크 기업들은 일자리와 비용을 줄여 맞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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