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장관. [연합] |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 [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평소 날선 기싸움을 벌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내 눈길을 끈다.
박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한 장관에게 검찰 특활비 문제를 지적했다. 한 장관이 수긍하자 웃음을 터뜨렸고, 한 장관도 이에 미소로 화답한 것이다.
박 의원은 한 장관에게 “마약 수사가 한 장관에게, 윤석열 정부에 정말 필요한 민생 수사라면 다른 특활비를 당겨서라도 마약 수사에 사용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장관은 “오늘 하신 말씀이 전부 다 공감됩니다”라고 했다.
박 의원은 한 장관의 반응에 당황한 듯 “왜 반박을 안 하시지”라며 웃었다. 한 장관도 미소지었다. 회의장에 있던 다른 의원들도 웃었다.
지난 2일에도 박 의원과 한 장관은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논의 중 박 의원이 아동학대 사건의 피해 아동과 관련, “법률적 구조 방안을 살펴보라”고 주문하자 한 장관이 “좋은 말씀이다. 잘해보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에 “열심히 하려고 하는 느낌은 든다”며 농담식의 말을 했고, 한 장관은 미소로 화답했다.
평소 신경전을 이어가던 둘의 모습에 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도 “왜 갑자기 분위기가 좋아졌는가”라며 웃음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이날 한 장관은 고민정 민주당 의원과는 기싸움을 이어갔다.
한 장관은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검사 탄핵 상황을 장관으로서 어떻게 보는가’라는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국민이 관심을 갖고 평가해주시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한 장관은 한편 자신을 ‘관종’이라고 비난한 민주당을 향해선 “불법 탄핵 남발해서 국정 마비시키려는 민주당이 국민의 뜨거운 관심을 끌고 계신다”고 했다.
‘관종’은 ‘관심종자’의 줄임말이다. 지나치게 관심 받고 싶어하는 사람을 비하하는 속어로 통한다.
앞서 고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탄핵안 발의와 관련해 ‘할 테면 하라’고 밝힌 한 장관에 대해 “소위 관종이라고 한다. 모든 세상이 자기만 바라보고 있다는 착각에 단단히 빠져계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한 장관은 “나도 그 얘기를 들었는데 이 말은 억지로 관심 끌고 싶어하는 사람을 모욕적으로 비하하는 욕설에 가까운 표현”이라며 “정상적 사회생활을 하시는 우리 대부분 국민은 이 말을 공개적으로 특정인을 상대로 하지 않으신다. 왜냐면 그렇게 하면 정상적 사회생활이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매번 국민을 대표하신다는 분들이 국민과 달리 이런 말을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하고 있다는 게 좀 당황스럽기는 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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