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이 높인 가능성
소외된 작가 또는 소규모 출판사들은 ‘우려’
정세랑, 김초엽 등 작가들을 향한 팬덤은 물론, 영화·드라마 대본집을 통해 팬들을 유입시키는 등 ‘팬덤’ 겨냥이 출판계에서 중요해지고 있다. 영리한 전략으로 가능성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기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빈익빈 부익부를 심화한다는 우려를 내비치기도 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의 원작인 ‘보건교사 안은영’으로 대중들의 관심을 받았으며, 이후 ‘시선으로부터’를 통해 베스트셀러 작가로 거듭난 정세랑 작가가 최근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를 출간했다. 출간 전 예약 판매만으로 지난달 교보문고 한국소설 1위에 오르며 관심을 받았다.
정세랑 외에도 김초엽, 정세랑 작가 등 최근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젊은 작가들은 ‘문단의 아이돌’이라는 수식어까지 얻으며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구병모의 ‘파쇄’, 최진영의 ‘구의 증명’ 등 최근에는 젊은 작가들의 단편집이 출간돼 20대 독자들의 호응을 받고 있는데, 예스24는 이 또한 팬덤의 영향이라고 풀이했다. 이에 대해 “젊은 신예 작가들이 문단에 등장해 두각을 드러내는 한편, 관련 팬덤을 활용해 다양한 단편집이 기획·출간되는 흐름에 따라 20대 젊은 독자층의 구매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드라마, 영화의 원작 도서들이 콘텐츠의 인기와 맞물려 큰 주목을 받는가 하면, 인기 영상 콘텐츠의 대본집 또는 포토 에세이가 사랑을 받으며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는 등 독서 인구가 줄어들면서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도서 또한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사이, 팬덤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게 된 셈이다.
이에 이를 적극적으로 공략, 또는 활용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팬덤 결집을 위해 북펀딩을 확대하는가 하면, 작가들이 직접 참여하는 북토크와 같은 행사도 활발하게 기획되고 있다. 또는 SNS, 라이브 방송 등 영상 콘텐츠에 출연하며 팬들과 직접 소통을 하기도 한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팬들과 더욱 가깝게 소통하는 것이 중요해진 추세다. 어떻게 하면 그들에게 더 깊은 만족감을 줄 수 있을까, 고민을 하는데 작가들이 직접 팬들과 가깝게 소통하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흐름에서 소외되면 독자들의 눈에 띄는 것도 어려워지고 있다며, 빈익빈 부익부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이들도 없지 않았다. 앞서 출판계 팬덤 전략에 대해 언급한 이 관계자는 “팬덤이 형성되는 것은 감사한 일이고, 이것이 가능성을 넓힐 수 있다는 것 또한 맞다. 감사한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다만 대작 작가들이나, 아무래도 활발한 활동으로 팬들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하는 작가님들은 이러한 흐름이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대중성보다는 팬덤 겨냥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서 ‘그들만의 세상’이 되고, 결국 이것이 다양성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재미만 있으면, 여러 통로를 통해 언제든 주목을 받을 수 있게 된 것도 맞지만, 이는 극히 드물다. 기회가 넓어졌다고 보기는 힘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인기 작가들을 통해 주목을 받지 않으면, 소규모 출판사들에게는 이제 일반적인 마케팅이나 전략으로는 눈에 띄기가 힘들어진 측면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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