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의 성범죄가 드러나며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28명의 여성을 성폭행하고 불법 촬영을 한 혐의로 기소된 전 CIA 소속 직원은 경찰의 끈질긴 조사 끝에 일부 혐의를 자백했다.
8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CIA 소속 직원이었던 브라이언 제프리 레이먼드(47)는 24명의 여성에게 약물을 투여하고 성폭행한 혐의를 전날 인정했다.
레이먼드의 범죄 행각은 2020년 5월 그에게 성폭행당한 한 여성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피해 여성은 경찰 조사에서 “와인 한 잔을 마셨는데 정신을 잃었고, 깨어나 보니 알몸이었다”고 진술했다.
레이먼드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CIA에서 사직했다. 그는 범죄 신고가 접수된 지 5개월이 지난 2020년 10월에 체포됐고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워싱턴DC에 있는 한 교도소에서 3년 넘게 구금됐다.
경찰 수사 결과 레이먼드는 2006년부터 6개국에서 28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스페인어와 중국어에 능통했던 그는 해외 근무를 하는 중에도 성폭행을 저질렀다. 레이먼드는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만난 여성을 자택으로 데려간 뒤 수면제 등을 몰래 먹이고 성폭행을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의 핸드폰에는 나체 상태의 여성을 불법 촬영한 사진, 동영상 약 500개가 발견되기도 했다.
CIA는 성명을 내고 “전직 직원이 연루된 성폭행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경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레이먼드에 대한 선고는 2024년 9월에 나올 예정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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