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강도 혐의로 구치소에 수용됐다가 병원 치료 중 탈주한 김길수 검거에 기여한 경찰관 2명이 1계급 특별승진한 것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장 검거 경찰관들을 제외한 채 단서 제공 경찰관들에게만 공로가 돌아갔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지난 7일 도주 피의자 김길수를 검거한 유공으로 경기북부경찰청 의정부경찰서 이선주 경사와 경기남부경찰청 안양동안경찰서 김민곡 경장을 각각 경위와 경사로 특진 임용했다.
이 경사는 김길수가 공중전화로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위치 추적을 요청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김 경장은 김길수가 사용한 공중전화 위치를 확인해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대해 경찰 내부에서는 현장에서 몸을 던져 김길수를 체포한 경찰관들이 특진 명단에 제외된 것을 두고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청에서 근무하는 A씨는 10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김길수 잡아 특진, 현장에서 검거한 형사는 버림받았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A씨는 “이건 정말 말이 안 된다. 몇 날 며칠 밤새가며 추적해서 현장에서 범인 잡은 형사는 당일 특진 명단에서 제외, 아무 쓸모 없는 표창 하나로 끝났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특진을 시켜줄 거면 다 같이 시켜주던지, 아니면 다 같이 안 시켜주던지 해야 했다. 왜 현장은 소외되냐. 경찰관 인생에서 한 번 누릴까 말까 한 특진 임용식 사진에서 그렇게 어두운 표정의 직원들은 처음 봤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경찰관 B씨도 같은 날 블라인드에 “경찰서 분위기 알려줄까? 저 경찰서 소속 일부 직원조차 아직 남경이 승진한 줄 안다. 7일 오전까지만 해도 그 형님이 다는 걸로 다들 알고 축하해 줬다가 단체 멘붕 왔단다”라는 글을 올렸다.
경찰관 C씨는 댓글을 통해 “특진한 여경도 본연의 일을 열심히 한 것이기에 굳이 폄훼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지휘부가 현장에서 직접 검거한 동료에 대한 처우를 고작 이 정도로 생각하면 앞으로 누가 현장에서 열심히 뛰려 하겠나 싶다”고 꼬집었다.
의정부경찰서 관계자는 아주경제 등에 “특진한 여경이 김길수의 지인 여성과 라포(신뢰와 친근감으로 이뤄진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지속적으로 밀착해서 고생한 공적이 더 큰 것으로 회의 끝에 판단했다. 지금 추세는 현장에서 수갑 채우는 것보다 첩보 제공자, 결정적인 단서 제공자의 공적을 더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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