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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삼각김밥+커피=100원… 든든한 아침 생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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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원 주고 국밥도 못 먹잖아요, 이런 이벤트 열리면 찾아서라도 다니고 싶죠.”

10일 오전 7시 30분. 서울시 중구 세븐일레븐 소공동점 밖에는 ‘모닝런’ 행사에 참여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삼각김밥과 커피를 100원에 사 먹을 수 있다는 소식에 행사 시작 시각인 8시 전부터 가게 앞에 긴 줄이 늘어섰다. 가게 안에선 직원들이 분주히 진열대에 삼각김밥을 올려놓고 있었다. 한 직원은 커피 뚜껑을 여닫으며 행사 시작 전 마지막 정비에 나선 모습이었다.

행사 시작 15분 전.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A씨는 파란색 종이 박스를 들고 대기 줄에 합류했다. 옆 건물 관리인이라고 소개한 그는 “우리 건물에 일하는 아주머니들이랑 저기 주차 관리 아저씨까지 11개 사려고 박스를 들고 왔다”며 “어제는 바로 들어갔는데, 소문이 크게 났는지 오늘은 줄을 서서 들어가게 생겼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8시에 가까워지자 줄은 건너편 커피 가게 앞까지 이어졌다. 출근길에 걸음을 재촉하던 사람들도 “무슨 줄이냐”며 묻고는 시계를 보며 줄을 설지 말지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모닝런은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8일부터 이날까지 3일간 소공동과 잠실점에서 삼각김밥과 커피(2700원) 세트를 엘포인트 100점(100원)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고물가 장기화로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하려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을 파악해 고안해낸 행사다. 실제로 1일부터 8일까지 세븐일레븐의 아침 시간대(6~10시) 삼각김밥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60% 신장했다. 샌드위치의 경우 같은 기간 대비 30%, 커피 등 세븐 카페는 약 3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직장인들이 아침 한 끼에 지출할 수 있다고 말하는 비용은 3000~5000원 사이지만,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3000원으로는 분식점에서 김밥 한 줄도 마음 편히 사 먹기는 어렵다. 일반 프랜차이즈 식당보다 저렴하고 접근성이 좋아 시청 근처 직장인들이 자주 찾는 역내 분식점마저도 김밥 한 줄에 3500원, 어묵꼬치 1개는 1300원이다. 여기에 저렴한 테이크아웃 커피(1500원)를 사 먹는다고 해도 5000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아침과 점심 모두 밖에서 해결해야 하는 직장인의 경우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을 찾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 우연히 모닝런 행사를 알게 됐다는 40대 B씨는 “이런 이벤트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평소 편의점에서 3000원 이내로 아침을 해결하는데 살 때마다 ‘가격이 이렇게 많이 올랐나’라는 생각이 자주 든다. 요새 자장면 가격만 봐도….”라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계산대에서 손님을 맞고 있던 아르바이트생 C 씨는 “주변에 호텔, 백화점 직장인 분들이 많은데도 카드를 내면서 ‘왜 이렇게 비싸냐’라고 묻는 경우가 있다”며 “아침에 두유 판매가 많은데 대부분 오른 가격을 보고 놀라곤 한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끼니 걱정을 덜어낼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김은혜 세븐일레븐 즉석식품팀 세븐 카페 담당 MD는 “어제는 한 시간 만에 한정 수량인 삼각김밥과 커피 세트 100개가 모조리 팔려나갔다”며 “가맹점 부담 없이 행사를 기획했는데, 반응이 좋아 직장인이 많은 다른 지점에서도 깜짝 행사를 진행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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