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과 부산 일대에서 경찰 신분을 내세워 여러 차례 외상 술을 마신 현직 경찰관이 구속됐다.
경남 창원중부경찰서는 지구대 소속 30대 A 경장을 사기 및 업무 방해, 재물 손괴 등의 혐의로 붙잡아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경장은 지난 9월 15일부터 지난달 7일까지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과 부산 진구 서면 일대의 술집에서 여섯 차례에 걸쳐 술값을 내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지난 7일 새벽 3시께 상남동의 한 노래주점에서 술값을 내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체포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던져 술병을 깨고 화분을 발로 차 부순 혐의도 받는다.
그는 주점에서 술을 마신 뒤 경찰 신분증을 제시하며 나중에 지인이 와서 계산한다거나 자신의 물건을 맡기고 가는 등 술값을 외상으로 처리했다.
다음날 물건을 찾아가면서도 “급히 와서 현금이 부족하다”라며 일부 금액만 갚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경찰청이 지난달 16일 품위유지 의무 위반 등의 이유로 직위를 해제한 후에도 A 경장은 상남동 일대에서 형사라고 칭하며 외상 술을 마셨다.
한국유흥음식업 창원특례시지회는 “최근 상남동에서 모 경찰서 형사라고 칭하는 손님이 외상으로 술을 마시고 다닌다”라며 “현재 직위해제 상태로 술값을 지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 특히 주의하라”는 안내 문자를 발송하기도 했다.
경남경찰청은 다음 주 중 징계위원회를 열고 A 경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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