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의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과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상정을 막기 위해 추진하려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전격 철회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은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기로 했다”며 “필리버스터라는 소수당의 반대토론 기회마저도 국무위원 탄핵에 활용하겠다는 악의적, 정치적 의도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4가지 악법에 대해 국민에게 소상히 알리고 호소드리고 싶었지만, 방통위원장을 탄핵해 국가기관인 방통위 기능을 장시간 무력화하겠다는 나쁜 정치적 의도를 막기 위해서는 필리버스터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국민들께서 이해해주시고 응원해 주시길 부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의 이러한 조치는 민주당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안을 본회의에 보고하면서 이뤄졌다. 탄핵안은 본회의 보고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표결해야 하는데, 필리버스터가 24시간을 넘기게 되면 탄핵안 표결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포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단독으로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을 통과시켰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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