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자동차 업종은 상반기에 부진했다가 하반기에 회복하는 ‘상저하고’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체 자동차 수요는 올해 대비 4.1% 늘어날 것이나, 주요 국가의 보조금 축소 등으로 인해 전기차 수요는 위축될 거란 설명이다.
내년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대비 4.1% 증가한 9042만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체의 병목현상 해소되고 있고, 운송비도 하락해 완성차 밸류체인(가치사슬)의 제한 요소들이 사라지고 있다”며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으로 인해 나타났던 공급부족의 기저효과가 나타나면서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유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의 내년 시장 점유율을 0.2%P 늘어난 8.8% 수준으로 예상했다. 그는 “현대차와 기아는 인지도 개선으로 내년 미국 시장 점유율 11%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양사 합산 영업이익이 30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동시에 국내 전기차 산업을 중심으로 수요 ‘피크 아웃'(정점 후 하락) 현상도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지난달부터 2차전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들은 전기차 전략을 수정하기 시작했다”면서 “유럽 내 중국산 전기차와 배터리의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국산 2차전지 관련 제품의 출하량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니켈 등 원재료 공급량이 늘어 가격 반등도 어렵다”고 부연했다.
국내 배터리 업체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신제품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연구원은 “국내 배터리 업체는 값싼 제품에 대항해 고전압 미드니켈,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미리 기술력 확보에 집중하는 기업이 수요 반등 시 기회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증권사는 현대자동차, 기아 등 자동차 업종에 속해있는 기업에 대해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현대차의 목표주가는 28만원, 기아는 11만원이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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