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 시장에서 후발 주자인 증권계열 신탁사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뭉쳤다. 최근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현장에서 신탁 방식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자 정비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한 것이다. 후발주자들이 손잡고 공동으로 수주하는 컨소시엄 형태의 신탁 정비사업이 늘어날 전망이다.
증권계열 부동산신탁사인 대신자산신탁과 신영부동산신탁,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도시 정비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9일 밝혔다. 최근 부동산신탁사의 정비사업 참여가 활발한 가운데 신생 신탁사 간 협력을 통해 도시 정비사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이번 업무협약으로 3사는 공동 네트워크 구축과 신탁 방식 정비사업 협력 및 정보 교류, 사업 발굴을 위한 타당성 검토 등 성공적인 사업 수행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김송규 대신자산신탁 대표는 “3개 신탁사의 전문성을 결합해 경기 침체와 고금리로 어려워진 수주 환경에서 신탁 방식 정비사업을 활성화할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며 “이번 업무 협약으로 시너지를 발휘해 다양한 성과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협력에 나선 3사는 2019년 이후 새롭게 인가받아 설립된 부동산신탁 회사다. 증권사를 모기업으로 둔 게 공통점이다. 대신자산신탁과 신영부동산신탁은 2019년 1000억원 안팎의 자본금으로 시작해 지난 9월 기준 자기자본이 각각 1646억, 1303억원으로 늘어났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 역시 2000억원 자본금으로 토지신탁 사업을 시작해 순항 중이다.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만큼 영업이익 규모도 차이가 크지 않다. 지난해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398억원이다. 대신자산신탁은 같은 기간 368억원, 3월 결산인 신영부동산신탁은 조정치 496억원을 기록했다.
후발주자가 공동을 도시정비 사업에 뛰어든 것은 최근 신탁 방식으로 재건축재개발을 추진하는 현장이 늘어나는 등 시장이 커지고 있어서다. 신탁사로서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으로 벌어지는 시공사와의 갈등을 줄일 수 있는 데다 인허가 과정에서도 사업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최근 신탁사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정비사업에 참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서초구 삼풍 등 서울 정비사업에서도 최근 신탁사가 컨소시엄으로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며 “컨소시엄 형태의 신탁사업이 관심을 끌 것”이라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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