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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다 총재 “초완화적 통화정책 포기는 일본에 심각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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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사진)가 현재 유지하고 있는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포기하는 건 “심각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 전환이 금융 시장에 미치는 여파를 고려해 아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우에다 총재는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파이낸셜타임스(FT)가 주최한 글로벌 보드룸 콘퍼런스에 참석해 “우리는 물가 상승률을 2%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에 한 걸음씩 다가서고 있지만, 단기금리 정상화를 결정하기엔 아직 너무 이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본은행은 채권 시장 변동성과 금융 시장 불안정성이 높아지는 부작용을 피하는 선에서 금리 인상을 아주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며 “단기금리를 정상화할 경우 금융기관과 일반 채무자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총수요는 어떻게 움직일지 등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은행은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단기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수십 년째 이어져 온 ‘디플레이션(장기간 물가 하락)’과의 싸움이다. 자국 국채 금리가 바닥을 친 탓에 일본 투자자들은 해외 채권을 사들였다. 이 때문에 일본은행의 정책 기조 변화는 글로벌 채권 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

우에다 총재는 지난 4월 취임 이후 통화정책에 미세한 변화를 줘 왔다. 지난 7월 10년물 국채 금리의 상한선을 기존 연 0.5%에서 연 1%까지 용인하기로 했고, 3개월 후 1% 상한을 초과하는 것마저 허용키로 했다. 장기금리 변동 폭 제한을 통한 대규모 완화 정책을 끝낸다는 신호였다.

이를 두고 엔화 약세 방어와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고육책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일본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 상승률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9월까지 18개월 연속 중앙은행 목표치(2%)를 웃돌았다. 지난 1월에는 41년 만에 최고 수준인 4.2%까지 오르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영향이 컸다.

현재 일본의 단기금리 수준과 관련해 우에다 총재는 “일본의 금융 시스템은 단기금리 상승을 견딜 수 있을 만큼 강하다”면서도 “금융기관을 포함해 나라 전체가 오랜 기간 지속돼 온 초저금리에 익숙해져 있는 만큼, 상황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일본 금융기관들에는 단기금리 상승을 버텨 내기에 충분한 자본이 있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물가 수준에 대해선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충격으로 기업들의 임금 책정 방식이 변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근원 물가가 목표치가 일본은행의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도요타를 비롯한 주요 일본 기업들은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반영한 임금 인상을 결정했다.

우에다 총재는 “인플레이션 목표가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달성될 때까지 양적, 질적 금융 완화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포워드 가이던스(금융 정책의 방향을 예고하는 비전통적 방식)를 수정하기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남아 있다. 그 길이 얼마나 길지는 상당히 불확실하다”며 “대대적인 정책 기조 전환 결정과 함께 우리가 구체적으로 뭘 할지 결정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밖에 중국 경제 상황과 관련해 우에다 총재는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부동산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나머지 분야로 심각한 파급효과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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