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흐름을 보여온 미국 리츠(REITS)에 온기가 돌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정점을 찍고 이달 들어 하락세에 접어들면서다.
8일(현지시간) 미국의 대표 리츠 ETF인 뱅가드 리얼 에스테이트 ETF(VNQ)는 0.33% 오른 76.09달러에 마감했다. 지난달 27일 이후 수익률은 6.79%다. 리얼 에스테이트 셀렉트 섹터 SPDR 펀드 ETF(XLRE)와 찰스 슈왑 US 리츠 ETF(SCHH)도 같은 기간 6.77%, 6.67% 올랐다.
리츠는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한 뒤 배당 수익을 제공하는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이다. 높은 배당에 안정적인 투자처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금리가 오르며 리츠는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대출을 받아 부동산에 투자하는데 금리가 오르며 수익성이 떨어진 것이다. 코로나19로 재택 근무가 보편화되며 미국 상업용 부동산이 위축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VNQ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34.41%에 그치고 있다.
부진을 이어가던 리츠의 분위기가 달라진건 11월에 접어들면서다. 이달 초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2회 연속 동결되자 긴축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인식이 퍼진 것이다. 지난달 말 5%에 육박했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현재 4.5230%까지 내려왔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리츠 중에서도 셀타워(통신기지국)와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는 리츠의 오름폭이 클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셀타워·데이터센터는 5G 보급과 데이터 사용량 증가에 따라 꾸준히 수요가 증가하는 부동산 테마다. 임대 계약도 5~10년 장기로 맺어 일반 상업용 부동산보다 공실에 대한 부담도 낮은 편이다.
통신기지국 관련 리츠인 아메리칸타워(AMT)는 올해 3분기 주당순이익(EPS) 1.26달러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1.13달러)를 상회했다. 데이터센터 리츠인 에퀴닉스(EQIX)도 호실적을 기록하며 분기 배당금을 기존 3.41달러에서 4.26달러로 25% 높였다. 지난달 27일 이후 두 리츠의 주가는 각각 7.23%, 6.98% 올랐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대형 리츠 불안한 경제 상황으로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했다”며 “미국의 긴축 기조가 누그러진 상황에서 리츠는 안도 랠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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