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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소리를 낼 수 있다고?”…미술작품이 된 ‘난해한 악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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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적이고 본격적이다.”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는 전시들은 이런 평가를 받을 때가 많다. 유명한 작가보다는 앞으로 유명해질 작가를, ‘잘 팔리는’ 작품보다는 예술성 높은 작품을 주로 소개하는 미술관의 성격 때문이다.

아트선재센터 1~2층에서 열리고 있는 레바논 출신 작가 타렉 아투이(43)의 국내 첫 개인전도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는 전시다. 음악가와 작곡가로도 활동 중인 그는 프랑스 파리에 거주하며 ‘소리’를 주제로 한 설치미술 작품을 만든다.

파리 루이비통파운데이션(2015년)과 영국 테이트모던(2016년) 등에서 개인전을 열고 베네치아비엔날레(2019년)에 참여하는 등 해외에서는 이름난 작가지만 국내 관객에게는 아직 생소한 편이다. 올해 광주비엔날레에서 ‘큐레이터 추천 작가’로 선정됐는데도 그렇다. 미술과 음악을 넘나드는 특이한 작업 방식 때문이다.

작가는 “소리와 사람, 전통의 관계를 탐구하는 작품들”이라고 설명한다. 쉽게 풀어 말하면 사람들이 소리라는 수단을 통해 어떻게 의사소통하고 감정을 공유하는지, 옛날 사람들은 전통 악기를 어떻게 연주했는지, 이런 전통이 현대인의 삶과 생각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작품을 통해 가늠해본다는 얘기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한국 전통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꽹과리와 장구 등 한국 전통 악기, 청자와 한지 등 한국적인 기물들을 활용해 여러 소리를 만들었다. 북을 해체하고 북피(드럼헤드) 대신에 고무와 종이를 붙인 작품, 도자판을 긁어 소리를 내는 작품도 눈에 띈다.

3층에서는 김세중청년조각상을 받은 유망 조각가 정지현(37)의 개인전 ‘행도그’가 열리고 있다. 전시장을 가득 메운 건 난지도 매립지의 폐자재, 버려진 서울시 마스코트 ‘해치’ 조각 등 여러 폐기물을 재료로 사용해 만든 비정형(非定型)의 대형 조각품이다. 버려진 일상의 사물도 예술이 될 가능성을 품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전시는 내년 1월 21일까지 열린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CP-2023-0066@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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