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정인지 기자】 폐업한 의료기관이 보유하고 있던 마약류 의약품 174만개의 소재가 파악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감사원의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감사 결과를 종합하면 지난 2019년부터 4년간 의료기관 920개소가 폐업할 때 보유했던 마약류 의약품이 국가 감시망에서 누락됐다.
관련 법에 따라 의료기관이 폐업할 때는 보유하던 마약류 의약품 재고를 다른 의료기관이나 도매 등에 양도·양수하고 이를 식약처에 보고해야 한다.
감사 결과 174만여개 마약류 의약품이 기관 폐업 과정에서 양도·양수 보고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강력한 환각 효과로 인해 이른바 ‘좀비 마약’이라고 불리는 펜타닐과 레미펜타닐 4256개와 향정신성 의약품인 프로포폴 7078개, 케타민 1097개, 졸피뎀 9만4594개, 디아제팜 및 알프라졸람 116만3814개 등이 포함됐다.
감사원은 식약처가 현장 조사 등을 적극적으로 실시하지 않아 상당량의 마약류 의약품이 불법 유통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식약처를 향해 폐업 의료기관을 순차 점검하고, 지자체가 폐업 의료기관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라고 통보했다.
또한 프로포폴 등 주사제 마약류의 사용 후 폐기에 대해서는 감시안을 마련하고, 샘플 조사 결과 위법이 확인될 경우 업무정지 의뢰, 고발 등 조치를 하라고 꼬집었다.
이에 식약처는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자체와 함께 폐업 의료기관의 의료용 마약류 재고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마약류 폐기량을 거짓으로 보고했다고 의심되는 의료기관을 선정해 집중 점검하도록 지자체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사원이 조치 요구한 ‘위법이 확인된 폐업 의료기관’ 5곳에 대해서는 이미 수사와 행정 처분 의뢰 조치를 완료했다고 소명했다.
식약처는 마약류 의약품 유통 과정 관리를 위해 지난 2018년부터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식약처는 “프로포폴 사용 후 폐기량이 ‘전혀 없다’고 거짓 보고한 의료 기관을 포함해, 의료용 마약류 불법 취급이 의심되는 의료기관 20곳을 대상으로 지난 9월 기획 점검을 벌여 이중 4곳을 적발해 수사 및 행정처분 의뢰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앞으로도 의료용 마약류에 대한 관리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리와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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