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심이 ‘먹태깡’ 열풍의 다음 주자로 ‘바나나킥’, ‘짜파게티’ 등 대표 브랜드들을 물색하고 있다. 농심의 장수 브랜드에 새로운 맛을 적용한 제품들을 선봬 ‘시장 유행 선도 기업’ 자리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9일 농심에 따르면 회사는 R&D 비용을 기존의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업계 안팎에선 농심이 최근 3년간 투입한 수준을 맞추기 위해 올해 하반기 R&D 비용을 전년 대비 8.5%p 오른 약 148억 가량을 투입할 것이라고 관측한다.
농심이 일으킨 ‘먹태깡 신드롬’이 끊이지 않고 있다. 먹태깡은 지난 6월 출시 첫 주 만에 초도물량 100만 봉지가 모두 팔렸으며, 지난달까지는 누적 806만 봉지를 판매했다. 이에 농심이 올해 3분기 역대급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농심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가 전년 대비 80.34%나 증가한 492억원일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농심의 라면이 해외시장에서 선전하고, 먹태깡이 국내 스낵 분야에서 활약한 것이 실적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농심은 ‘R&D 진심’이 지금 먹태깡의 인기를 만들었다고 해석했다. 어느 날 갑자기 이뤄진 것이 아니라, 꾸준하게 R&D에 투자한 것이 빛을 발했다는 것이다. 농심은 이전부터 R&D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왔다. 농심의 R&D 비용은 2021년 292억원, 2022년 286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비중은 각각 1.1%, 0.9%다. 다른 업계와 비교해도 많은 비용, 높은 비율이다. 같은 기간 경쟁사들이 0.5%정도의 R&D 비용을 들인 것을 감안하면 두 배 가량 높은 수치다.
먹태깡 역시 긴 호흡을 갖고 나온 제품이다. 농심은 먹태깡 출시 1년 4개월 전인 지난해 2월 ‘먹태깡’, ‘황태깡’, ‘명태깡’의 상표를 출원한 바 있다.
농심은 또 다른 유행을 만들기 위해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 개발을 이어갈 방침이다. 먹태깡의 경우 기존 농심의 대표 브랜드인 ‘새우깡’을 이은 ‘깡 스낵’ 제품에 새로운 맛인 먹태와 청양마요를 더한 제품이다. 이처럼 기존 사람들에게 인식된 브랜드를 바탕으로 신선한 라인업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농심은 먹태깡 이후에도 기존 브랜드에 새로운 맛을 적극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지난 8월 한정 출시한 ‘신라면 더 레드’는 기존 신라면보다 두 배 이상 더 매운 제품이다. 출시 80만에 1500만봉 판매를 넘는 등 호응을 받아 오는 20일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안성탕면 출시 40주년을 맞아 ‘순하군 안성탕면’이 출시됐다. 보통 라면들과 달리 매운맛이 아예 없는 것이 특징이다.
다음 주자로는 ‘바나나킥’과 ‘짜파게티’가 유력하다. 농심은 지난 9월 바나나킥에 샤인머스캣을 적용한 것으로 보이는 ‘샤인머스킥’ 상표를 출원했다. 같은 날 태국음식인 ‘푸팟퐁 커리’와 짜파게티를 합친 ‘푸팟게티’ 상표도 출원했다. 두 상표 모두 아직 구체적인 출원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 관계자는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대중적인 맛을 구현한다는 기본적인 방침 아래, 독특한 개성을 반영해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먹태깡처럼, 사람들에게 익숙한 브랜드를 기반으로 새로운 맛을 적용한 제품들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