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노조가 경고파업에 돌입한 9일 오전 서울 사당역에서 시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하기 위해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다. 노조는 출근시간 등을 고려해 9일 오전 9시부터 10일 오후 6시까지 약 하루 반나절 동안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2023.11.9/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
(서울=뉴스1) 유민주 장성희 기자 = 서울 지하철 파업 첫날인 9일 직장인들은 평소보다 붐비는 퇴근길 때문에 발을 굴렸다. 비까지 내리는 바람에 지하철 승강장은 더욱 붐볐다.
오후 6시30분 지하철 2호선 잠실역 승강장에는 금방 열차가 떠났는데도 한 칸당 30명씩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열차를 기다리던 A씨는 “사무실에서 서둘러 나왔지만 승객이 많아 제때 타지 못해 머리가 지끈거린다”고 호소했다.
목동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던 신모씨(27·여)는 “신도림역에서 갈아타야 하는데 오늘은 인파가 붐빌 것 같아 버스로 갈아탈까 고민 중”이라며 “지하철 배차간격이 길면 승객이 한번에 타려고 해 피곤해질 것 같다”고 한숨부터 쉬었다.
같은 시각 2호선 강남역에서도 승강장 계단까지 줄이 이어졌다. 강남역에서 환승해 용인으로 퇴근하는 장모씨(30·여)는 “파업 여파로 환승 구간 사람 많을 것 같아 아예 운동이나 하고 집에 가려 한다”며 “하필 비까지 내려 퇴근 시간을 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남역에서 신분당선으로 갈아타는 진모씨(28)는 “출퇴근 시간대 2호선이 붐비기로 악명 높지만 오늘은 평소보다 더 심하다”며 “타려는 사람이 너무 많아 열차가 제때 출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하철을 대체할 수단이 마땅치 않아 속을 태우는 사람도 있었다. 염모씨(26·여)는 “밤에 중요한 약속이 있어 지하철 탈 수밖에 없다”며 “발 디딜 틈 없는 열차 안에 몸 실을 생각을 하니 참담하다”고 고개를 저었다.
2호선 선릉역도 사람으로 미어터졌다. 열차 4대를 보냈다는 홍모씨(27)는 “조금 전 들어온 열차도 승객이 꽉 차 있어서 선릉역 승객은 거의 못 탔다”며 “날씨까지 후텁지근해 다들 외투를 벗고 있다”고 말했다.
9일 오후 6시40분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승강장 모습. (독자제공) |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이날 오전 9시부터 10일 오후 6시까지 파업한다. 당초 예고했던 총파업에서 한 발 물러서 하루 반나절의 경고파업만 하기로 했다.
공사는 평일 출근 시간대인 오전 7~9시 열차 운행률을 평소와 같은 100%로 유지할 방침이다. 그러나 그 외 시간대는 불가피하게 운행률이 떨어져 평일 81% 수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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