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째 이어지는 이스라엘군 공습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주택 절반가량이 손상되거나 파괴됐다고 유엔개발계획(UNDP)이 9일(현지시간) 밝혔다. 가자지구 경제가 최대 16년 전 수준으로 후퇴할 거라고도 했다.
미국 CNN 방송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UNDP 아랍권 지부장인 압둘라흐 알다르다리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가자가 직면한 어려움은 주택의 50%가 없어졌다는 것”이라면서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는 주택 파손 비율이 이 수준에 이르기까지 4년이 걸렸는데, 가자에서는 불과 한 달이 걸렸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전쟁 이후에도 인도적 위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재건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UNDP는 이날 발표한 별도 보고서를 통해 이번 전쟁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경제가 최소 11년에서 16년 전 수준으로 후퇴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이스라엘군 공격에 1만700여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한다. 피란민은 가자지구 총인구(230만명으로 추정)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150만명 수준이다. 이로 인해 가자지구의 고용률은 61% 하락했다. 직접적 영향을 받지 않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요르단강 서안의 고용률도 24% 하락했다.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의 빈곤 인구는 30만명이 늘어 20% 가까운 증가율을 기록했다.
UNDP 보고서는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의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보다 4.2%(8억5700만 달러·약 1조1000억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전쟁이 한 달 더 이어진다면 GDP 감소율이 8.4%(17억 달러·약 2조2000억원)로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유대교 안식일인 지난달 7일 이스라엘을 기습해 1400여명의 민간인과 군인, 외국인을 살해하고 230여명을 가자지구로 끌고 가 인질로 삼았다. 이스라엘은 같은 달 9일부터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한 채 공습을 개시했고 27일부터는 지상군을 투입, 중심도시인 가자시티를 포위한 채 하마스를 압박하고 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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