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을 넣은 전자담배를 피우게 한 뒤 의식을 잃은 여성들을 집단 성폭행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10일 제주서부경찰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강간, 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30대 남성 A씨와 B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또 같은 혐의로 공범 C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A씨와 B씨는 친구 사이로, 이들은 2017년 11월부터 지난 10월까지 전국 각지 유흥주점에서 일하면서 업소와 주거지 등에서 여성들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를 마시게 하거나 액상 합성 대마가 든 전자담배를 피우도록 한 뒤 강간한 혐의를 받는다. C씨는 올해 초부터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피해 여성은 전국적으로 21명에 이르며 이 중에는 외국인 여성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피해자들은 범행 당시 정신을 잃었던 탓에 피해당한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주점에서 우연히 만난 남성 2명과 술을 마시다 갑자기 정신을 잃었다. 마약 투약이 의심된다”는 피해자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해 지난달 20일 제주시 모처에서 A씨와 B씨를 검거했다. 또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범행에 사용된 휴대전화와 액상 합성 대마 약 5㎖ 등을 찾아냈다.
A씨와 B씨는 피해 여성들이 정신을 잃은 사이 집단 성폭행하고, 범행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자기들끼리 공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범행 초기 수면제를 사용했으나, 올해 들어 마약 판매책으로부터 마약을 구매해 범행에 이용했다.
경찰은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을 벌여 이들이 찍은 불법 성관계 영상 수십 개를 발견했으며, 추가 발견된 영상 용량만 280기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이 촬영한 불법 영상을 제3자에게 판매하거나 유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C씨는 이번에 신고가 들어온 범행에는 가담하지 않았지만, 경찰 수사 과정에서 다른 범행에 가담한 것이 확인돼 덜미를 잡혔다.
한편 A씨와 B씨는 경찰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지만, C씨는 혐의를 일부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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