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유진기자]가스라이팅에 능숙한 가해자가 연쇄 살인을 저질러 온 남아공의 사건이 공개됐다.
10일 방송된 MBC ‘세계경찰 : 슈퍼폴’에서는 한국 지부의 ‘슈퍼폴 요원’ 장영남·권율·이용주가 ‘희대의 살인마 그리고 제보’에 대해 파헤쳤다.
슈퍼폴에 의문의 제보가 들어왔다. ‘사탄이 우릴 죽이고 있다’는 제보였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탄의 수도라 불리는 마을 크루거스도프에서 집을 팔고 싶다는 의뢰인이 나타났다. 의뢰인의 집에 방문했을 때 바닥과 천장에 이상한 얼룩이 있었고 침대에는 집 주인이 64번이나 칼에 찔려 사망해 있었다. 프로파일러 방원우는 “상처가 가슴이나 목, 상체에 집중돼 있어 범인이 내가 이 사람을 반드시 죽이겠다는 범인의 의도가 있어보인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원만한 미케일라라는 25세 여대생이었다. 유일한 단서는 피해 현장의 거실 벽에 남아있던 성경 구절이었다. 미케일라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낙서였다. 미케일라의 엄마는 미케일라가 “좋은 변호사를 아느냐. 사람들이 살해 당했다”고 전화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케일라 주변에는 비슷하게 살해당한 사람들이 있었다. 살해당한 나타샤, 레지날드, 미케일라는 같은 모임을 다녔다. 예수를 통해 극복한 자들이라는 모임이었다. 지역 내 소규모 종교 모임이었다.
리더이자 해당 모임을 만든 자는 리아였다. 리아는 남을 돕는 일에 적극적이었다고 알려졌다. 특히 청소년을 위한 활동을 했다고 알려졌다.
모임 리더 리아는 세실리아라는 사람이 모임을 찾아오면서부터 저주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사탄 추종 조직에서 도망쳤다는 세실리아는 폭력에 시달렸으니 도와달라며 도움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사탄 추종자들이 세실리아에서 해당 모임으로 목표물을 바꾼 것.
남아공 강력범죄 전문 자나 요원과 벤 요원이 해당 사건을 추적했다. 벤 요원은 남아공 전역에 사탄 추종자가 많은 마을이 있다고 밝혔다. 사탄을 추종하며 사람을 살인하는 일이 많이 벌어졌고, 이 때문에 실제로 남아공에는 오컬트 부서가 생기기도 했다고 밝혔다.
모임 리더 리아마저 종적을 감추고 사라졌다. 그러면서 사람들 기억에서 연쇄 살인이 잊혀졌다. 그러나 4년 후 다시 연쇄 살인이 시작됐다.
피해자들은 몸에서 공통적으로 비슷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목과 팔이 졸린 흔적이었다. 프로파일러 방원우는 “줄을 사용해서 결박하고 목을 졸라 살해한 것 같다. 한달 사이 똑같은 방식으로 살해한 걸 봐서는 연쇄 살인 가능성이 높고 범인이 살인에 능숙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살해 당일 현금 인출기 CCTV에 포착된 용의자 두 명이 있었다. 20세, 18세의 두 사람은 남매 사이였다. 마을 사람들은 두 사람에 대해 ‘남편없이 혼자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를 위할 줄 아는 너무 착한 아이들’이라고 설명했다.
CCTV에 포착된 차량의 차주를 확인하니 남매의 엄마 마린다였다. 마린다 집을 수색했고, 카페트에서 피해자 혈흔이 발견됐다. 벽 안에 숨겨놓은 장총, 권총, 칼 등 무기가 발견됐다.
마린다 유언장에는 아이들의 권한을 포기하는 대신에 모든 재산을 세실리아에게 넘기겠다고 써 있었다. 세실리아는 사탄에 들리는 일이 잦았고 몸이 약해져 있었는데 마린다는 이를 보호하고 구하는 사명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했다.
벤 요원은 마린다의 아들에게 유언장을 보여줬고 아들은 “다 엿 먹으라고 해. 이젠 다 말할 거야”라며 자필 진술서에 “세실리아는 모든 살인의 지휘자였다”고 적었다.
모든 연쇄살인사건의 배후가 세실리아였다. 세실리아를 돕는 특별한 수호자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신이 선택한 이들이라는 사명을 주어주고, 세실리아를 지키도록 했다. 세실리아가 자신을 신격화했던 것이었다.
자나 요원은 “살인부터 시작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들을 속였다. 이야기를 꾸미고 지어냈다. 여러 대의 휴대폰으로 사탄 추종자가 보내는 척 협박 메시지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앞서 사망했던 25세 여대생 미케일라 역시 세실리아의 신도 중 한 명이었다. 나타샤를 살해하는 현자아에 함께 갔던 미케일라는 세실리아의 지시를 거부하고 배신자로 낙인 찍혔다. 이에 세실리아는 자신의 광신도 마린다를 이용해 미케일라를 살해했던 것이었다.
세실리아의 최측근 캔디스는 “돈, 간호 등 모든 것을 지원해줬다. 돈이 필요하면 죽어가는 척을 했다. 피 토하는 모습, 흥건한 피를 봤다. 그러다 그걸 위해 본인의 피를 뽑는 모습을 보게 됐다”고 털어놨다. 미리 피를 뽑아 놓고 피 토하는 연기를 했던 것.
방원우는 “세실리아는 가스라이팅에 능숙한 사람이다”라고 표현했다. 권율은 “계곡살인 이은해와 상당히 수법이 비슷해보인다”고 부연했다.
세실리아를 도왔던 자크는 미케일라의 남편이었고, 미케일라를 살해하는 데 일조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방원우는 “세실리아 성향상 자크와 모종의 내연 관계를 맺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법정에서 세실리아는 자신의 죄를 부정하며 뻔뻔한 태도로 일관했다. 결국 세실리아는 여러 수사 끝에 155년형을 받았다.
권율은 “안타까운 게 모임 리더 리아다. 돕기 위해 한 행동이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파괴했다는 사실에 충격 받아 가족과도 연락을 끊은 채 신분을 바꿔 살고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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