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가격이 인상되면서 병당 4000~5000원 수준이던 식당 소주 한 병 가격이 5000~6000원으로 올라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주류 업체들의 도미노 가격 인상이 현실화하면서 정부가 소주 가격을 낮추기 위한 주세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9일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 공장 출고가를 6.95% 인상했다. 기존 공장 출고가가 1100원 후반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인상폭은 80원 정도다.
맥주 가격도 올랐다. 하이트진로는 맥주 ‘테라’, ‘켈리’ 출고가를 같은 이유로 6.8% 정도 인상한다. 경쟁사인 오비맥주는 이미 이달 초 맥주 ‘카스’, ‘한맥’ 가격을 올렸다. 롯데칠성음료는 소주 ‘처음처럼’과 맥주 ‘클라우드’ 가격을 조만간 인상할 방침이다.
보통 출고 단계에서 주류 가격이 오르면 음식점에서 판매되는 소비자 가격은 더 크게 뛰는 경향이 있다. 이에 한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이하 중앙회)는 지난 8일 전국 16개 시·도 종합주류도매업협회장이 참석한 이사회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당분간 소주 도매출고가를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정부가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를 가동한 것과 관련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에 적극 동참한다는 취지다.
중앙회 관계자는 “중간 마진 축소를 감수하는 것”이라며 “수십 년간 주류 가격이 오르는 과정에 도매업 단체들이 동결 선언을 한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소주·위스키 가격을 낮추기 위한 주세 개편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지난 7일 정부에 따르면 기재부는 주세에 기준판매비율 제도를 도입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소주값 인상이 주세 개편 속도에 탄력을 주고있는 양상이다.
기준판매비율은 개별소비세 과세표준을 산정할 때 적용하는 비율이다. 제조장 반출 가격에 기준판매비율을 곱해 계산한 금액만큼 과세표준에서 제외하기 때문에 그만큼 소주·위스키 가격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기재부와 국세청, 업계가 논의하고 있는 기준판매비율은 30~40% 수준으로 알려졌다. 기준판매율을 40% 적용했을 때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한 병(360㎖) 출고가가 1167원에서 940원대로, 약 20% 낮아진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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